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실패한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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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실패한 인천 유나이티드
  • 강창모
  • 승인 2010.11.0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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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가졌다. 상대는 강원 FC.
인천 유나이티드는 강원과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이 날의 경기는 강원 FC가 승리했다. 인천은 10월 27일부터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허정무 감독 역시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살인적인 스케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압도적인 전반전.
전반의 양상을 보면 3대 1이라는 스코어는 인천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였다. 인천은 두터운 중원을 활용해 빠른 패스워크로 수비를 허물었다.
특히 전반 3분, 정혁이 코너킥 상황에서 아크서클 중앙으로 빠르게 패스를 넣었다. 이 패스는 공중볼을 예상하던 강원의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고 달려들던 이재권이 강하게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유현 골키퍼에 손에 걸렸지만 경기 초반부터 약속된 세트 플레이로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전반 7분 역시 수비와 동일 선상에 서있던 유병수가 후방에서 들어오는 빠른 스루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힘 없이 골키퍼에게 안겼지만 수비를 한번에 무너뜨리는 움직임 역시 위협적이었다.
매섭게 몰아치는 인천의 공격에 강원은 수비하기에 급급했고, 센터 서클 바깥으로 좀처럼 나오질 못했다.
불필요한 백패스로 위험한 장면이 많았던 강원은 결국 전반 9분만에 골을 내주고 말았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던 강원은 수비수가 볼 컨트롤에 실수를 범했고 브루노가 이를 놓치지 않고 인터셉트했다. 브루노는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중앙의 베크리치 쪽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베크리치는 골문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1분 역시 유병수가 얻어낸 파울을 센터 서클에서 임중용이 길게 올려주었고 달려들던 이준영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발등에 빗맞아 아쉽게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를 지배하지만 눈에 띄는 체력 저하.
인천은 강원을 상대로 중원에서의 세밀한 연계 플레이로 수비를 허물다가도 강원이 따라 템포를 높이면 좌우의 전재호와 이준영을 활용하며 경기장을 넓게 사용해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 15분에는 강원 진영에서 흐르던 볼을 유현이 클리어하려 나오는 과정에서 수비수와 겹치며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의 브루노에게 흘렀다. 슈팅 기회였지만 퍼스트 터치가 길어져 슈팅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주중 경기를 소화한데다가 경기 초반부터 활발히 공격을 이어나간 탓인지 인천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반격을 시작하는 강원 FC.
강원 역시 전반 20분경 오른쪽 날개 정경호가 왼쪽까지 이동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반격에 나섰다.
전반 22분에는 서동현과 백종환이 2대 1 패스로 골문 앞까지 침투했지만 마지막 패스가 수비에 걸리며 슈팅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경기 초반 압도적으로 볼을 소유하던 인천은 선제골 이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꾀했다.
이에 따라 강원은 초반에 비해 공격 기회가 늘었다.
전반 31분 강원의 미드필더 이창훈이 안현식의 수비 실수를 틈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지만 슈팅이 김이섭의 정면으로 향하는 바람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강원은 문전까지의 전개가 좋아도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인천의 대인마크에 고전하며 골문을 열진 못한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지키려다 실패한 후반전.
인천의 허정무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하자마 안현식을 불러들이고 최병도를 투입하며 체력적으로 문제를 느끼던 수비 라인을 보강했다.
전반을 지배하던 인천은 후반 들어서 눈에 띄게 템포가 느려짐과 동시에 패스 미스나 실수가 잦아졌다.
후반 3분, 강원의 김영후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볼을 안정적으로 트래핑한 후 발리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인천의 수비 발에 살짝 걸리며 위력을 잃은 공은 힘없이 김이섭의 품에 안겼다.
결국 인천은 후반 시작한지 6분만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인천의 왼쪽 진영에서 이창훈이 연결한 크로스를 김영후가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다. 골키퍼 김이섭이 몸을 날렸지만 볼은 골문 왼쪽으로 흘러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 이후 강원은 공격시에는 경기 템포가 빨라지고 수비시에는 압박이 강해졌다.
강원은 동점골을 넣은지 6분만에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상돈이 오른쪽에서 빠르게 돌파한 후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고 서동현은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두 골 모두 측면 돌파 이후 올라온 크로스에 의한 골이었기 때문에 인천은 오른쪽의 이준영과 왼쪽의 전재호가 한명이 공격할 경우 한명이 수비 라인으로 내려오며 공수의 밸런스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실점 직후 인천은 전재호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적당한 높이의 크로스를 연결했고, 볼은 뭉쳐있던 수비수 3명의 키를 살짝 넘기고 유병수에게 이어졌다. 유병수는 완벽한 트래핑으로 볼을 멈추고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인천은 후반 15분 브루노를 빼고 남준재를 투입해 수비라인에 이어 공격 라인에도 체력적인 문제에 대한 안배를 신경 썼다.


동점골을 노렸지만 쐐기골을 헌납한 인천.
남준재를 투입함과 동시에 인천도 후반 들어 늘어지던 경기 템포를 올리기 시작했다.
후반 20분에는 중앙 수비수 안재준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수비수 뒷공간으로 절묘한 패스를 집어넣었다. 정혁이 쇄도했지만 아쉽게 골키퍼가 먼저 나와 볼을 캐치하고 말았다.
인천은 동점골을 노리며, 강원은 쐐기골을 노리며 공방전이 이어지는 듯 했지만 경기가 흐르면서 강원은 공격수 서동현을 빼고 안성남을 투입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꾀했다.
강원은 자기 진영에 수비수를 많이 배치하며 슬슬 골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고 이에 인천은 후반 29분 최병도를 불러들이고 왼쪽 날개 김민수를 투입했다.
인천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후반 40분에 오히려 3번째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강원은 상대적으로 공격에 치중하던 인천 선수들이 많이 올라온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역습을 감행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영후가 스루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인천의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를 주장하며 손을 치켜 들었지만 부심의 기는 올라가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전개 되었고 김영후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교체 투입된 안성남이 밀어 넣으며 강원은 스코어를 3대 1로 벌렸다.
인천은 후반 45분 유병수가 뒤에서 들어오던 패스의 속도를 그대로 살리며 돌아나가 수비를 무너뜨리고 남준재에게 볼을 건네줬고 남준재는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결국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한채 경기는 3대 1로 마무리 되었다.


인천은 결국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리그 막바지로 갈수록 후반 집중력 부족 문제를 드러내며 다잡은 경기를 놓치며 팬들의 불평이 늘고 있다.
성적 역시 리그 10위로 내려 앉았고, 유병수의 득점왕 타이틀은 빛이 바랠 정도다.
겨우 4일 후 제주 원정이 남아있는 살인적인 스케쥴과 팀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리그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글 = 강창모 UTD 기자 (2nd_chance@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boriw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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