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인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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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인천인가?
  • 윤미경 객원기자
  • 승인 2010.10.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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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정체성 확립과 아이들 교육을 위해…

10월 들어 인천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거나 열리고 있다. 가을이 야외 행사에 적합한 날씨이기 때문이리라.
 
여러 축제가 열렸고, 시민의 날 행사도 10월 15일에 있었다. 갖가지 토론회도 열리면서 의견들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왔다.

그 중 눈에 띄는 게 지난 15일 있었던 '창조도시 인천'에 관한 토론회와 인천발전연구원이 오는 11월 4일 여는 '2010 인천 도시브랜드 포럼'이다. '인천의 재발견', 혹은 새로운 인천을 이야기하는 인문학적 접근들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동안 개발 위주 인천 정책에서 벗어나 인천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변화여서 기대된다.


화도진도서관 옆 경로당 담에 걸린
'희망과 나눔'이란 글귀. 이 동네와 참 잘 어울린다.

지난 2000년 1월 도서출판 '다인아트'에서 출판한 책이 있다. '왜 다시 인천인가'가 그것이다.

1999년 10월 '새천년 인천의 희망을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 토론회를 도입해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와 분야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인천, 삶 그리고 대안'이라는 주제로 인천을 쇄신할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위해 진지한 토론을 거쳐 그 성과물을 책으로 펴냈다. 당시로서는 정말 참신하고 새로운 시도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또다른 비슷한 유형의 토론회들이 열리고 있다.

그 때 펴낸 '왜 다시 인천인가'를 읽어 내려가며, 인천지역의 담론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나는 송림동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황해도 분이신데. 6.25 전쟁을 피해 충남 태안에 정착했다가 교육 문제로 인천  화수동에 정착을 하셨다. 배편이 훨씬 발달한 시절이었기에, 배가 닿기 좋은 곳이 인천이었다.
 
어린 시절 현대시장을 내집 드나들듯 하며, 부모님한테 들은 얘기는 '고향 황해도'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유년기에 인천에 대해 배울 기회나 애정 같은 것은 별로 없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교과서를 통해 인천을 알 기회가 거의 없었거니와, 입시 위주의 학교 생활이어서 인천 출신으로서 인천의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인천에 대해 자랑할 게 별로 없었던 30년 전에 비하면 지금 인천은 눈부신 발전을 했다. 전시장도 많아졌고, 박물관도 여러 곳에 생겼으며, 인천을 대표할 존경스러운 분들을 통해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인천을 이야기해 준다. 인천이 얼마나 가치 있고, 살 만한 곳인가를 말해 준다.

그런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오히려 내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걸 알게 됐다. 많은 인천 사람들이 인천의 정체성을 늘 문제삼는 것도 같은 맥락일 터이다.

정착, 정주, 정체성 같은 것들은 삶이 이어지면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빠진 정체성 논쟁은 허상이다. 아버지, 어머니의 삶과 이야기들이 자식들에게 전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재되고 역사화해 인천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 딸도 성장해 인천에서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또 자식을 키우면서 인천을 이야기하면서 살 수 있는 곳으로 돼야 하지 않을까? 자식을 키워 더 살기 편한 곳으로 내보내는 게 아니라, 대를 이어 인천에 살아도 충분히 살기 좋은, 살고 싶은 인천을 만드는 일. 그것이 인천의 정체성을 바로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 다시 인천인가'에 내용을 담고 있던 많은 토론자는 지금 인천 여러 분야에서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이 분들이 인천에 중심을 두고 있는 만큼, '살기 좋은 인천 만들기'가 헛되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인천 후배들도 진심으로 인천을 사랑하고, 자식들에게 물려주며, 살아가는 인천을 기대한다.


 


북성포구에 정박한 어선에서 장이 서고 있다.
물 때를 잘 맞추면 어선에서 싱싱한 해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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