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비리의 끝은 도대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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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비리의 끝은 도대체 어디야"
  • 송정로기자
  • 승인 2018.08.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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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무마하려 우병우 전 수석에 3억원 전달

 

 


인천 길병원이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3억원을 전달한 사실이 밝혀져 또 구설을 타고 있다.
 
길병원은 지난 5월 이후 어이없는 의료사고와 억대 뇌물비리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가 물혹을 제거하려다 멀쩡한 신장을 떼어내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되려고 복지부 고위 공무원에게 억대의 뇌물을 전달한 사실과 함께 국회의원 15명에게도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음이 드러났고, 의사 10여 명이 영양수액 사용 대가로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여기에 새 노조 설립 과정에서 직원들이 개설한 오픈 채팅방을 통해 이길여 이사장의 생일 축하 영상을 제작하는 데 부서별로 직원들을 동원하고, 이사장 전용 VVIP병실을 운영하면서 이용요금은 받지 않는 등의 갑질 경영 사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에는 수사 무마 로비야”, “도대체 길병원 비리의 끝은 어디야”라는 말이 나오고도 남을 판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번 수사 무마 로비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길병원이 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에게 3억5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길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우병우 전 수석에게 3억원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고, 이 돈이 지난 2014년 길병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전달된 것임을 확인했다.
 
길병원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을 지낸 우 전 수석에게 검찰 수사 무마를 대가로 착수금과 성공보수금 명목으로 두차례에 걸쳐 모두 3억원을 전달했으며, 우 전 수석이 당시 최재경 인천지검장을 만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선임계를 내지 않고 청탁을 목적으로 거액을 챙겨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수감 중인 우 전 수석을 두차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드러난 수사 무마 로비와 관련된 길병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4년 4월까지 8개월간 이루어졌다.
 
길병원 시설팀장이 청소용역업체를 통해 16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불거져 횡령자금 상당액이 이사장 비서실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드러났고 시설공사와 관련된 비리로 까지 확대되면서 장기간의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수사 결과는 병원 관계자 4명과 인천시 공무원 등 10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돼 병원 고위층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지 않았다는 법조계 안팎의 지적이 일었었다.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당시의 지적이 이번 수사 무마 로비 사실로 그 개연성이 확인된 셈이다.



    이길여 길병원 이사장
 

길병원은 그동안 각종 비리로 여러차례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병원 고위층이 관련된 정황이 포착된 경우에도 수사가 고위층으로까지 미치지 않았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길병원이 ‘로비의 귀재’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것이 인하대병원 개설방해 로비 사건이다. 지난 1988년 3월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본부 회장이 각종 비리로 구속될 때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이 인하대병원 개설을 막아달라며 4700만원을 전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하대 의대생들이 항의 시위를 했을 만큼 지역사회의 충격이 컸고, 자기 일을 되게 하는 로비가 아니라 남의 일을 안되게 하는 로비까지 했다는 비아냥까지 샀다. 이 때도 이 이사장은 사법처리 되지 않았다.
 
길병원의 비리 시리즈가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고 있다. 비리에 쓰인 돈이 결국 길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민들에겐 분통을 넘어 화가 치미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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