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을 사랑한 카페 '행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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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을 사랑한 카페 '행복연구소'
  • 김찬미 시민기자
  • 승인 2018.09.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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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행복'을 짓다

 




동인천, 자유공원 아래에 위치한 카페 행복연구소. 주택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카페이다. 처음엔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밖에서 몇 번 기웃거리다 용기내어 들어가 본다. 계단을 따라 멋진 정원이 펼쳐져 있는 주택 건물이 나타난다. 정원에서는 바다가 훤히 펼쳐보인다. 정원 테이블들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본다. 작은 테이블이 5개 쯤 놓여있는 넓은 방이 눈에 들어온다. 여러 명이 함께 토론하거나 모임을 할 수 있는 큰 테이블이 있는 방도 있고 좌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도 잘 꾸며져 있다. 카페 안의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지만, 카페 안에서도 정원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멋지다.
 
여러명이 와서 함께 모임을 하기에 좋은 카페다. 음료를 주문하면 작은 케이크도 함께 나온다. 큰 테이블에 5-6명의 사람들이 앉아 케이크와 음료를 마시며 멋진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모임이 절로 즐거워진다. 그러다보니 이 카페에서 독서모임, 세미나, 회의를 하는 이들도 꽤 많다.

 



    



카페 행복연구소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카페 주인부부의 마음이 담겨있다. 북적거리는 카페가 아니라, 한적해서 사람들에게 정말 쉼이 되기를 원하는 카페 행복연구소.
카페 행복연구소는 중구 중앙동, 예전에는 인천시청이 있던 곳, 지금은 중구청이 자리 잡은 곳 바로 뒤쪽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 방문객들도 자유공원을 찾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번 이 카페에 찾아온 방문객은 다시 이 카페를 찾아오게 된다. 현재까지는 방문객의 비율 중 외부사람들이 70-80%에 이르는데, 동인천 지역 주민들도 20-30% 가량 된다. 동인천 하면 생각나는 카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카페 행복연구소는 2016년 6월에 오픈하여 약 2년 3개월이 되었다. 동인천이 고향이지만 서울에 살던 신동완(57), 이유진(55) 부부는 고향이 그리워 다시 동인천으로 돌아왔다. 카페를 시작하기 전 마당에서 정원을 가꾸느라 여름날에 고생도 했다. 하지만 고향에 돌아왔다는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 50년이 넘은 주택인데 리모델링 과정에서도 구조는 바꾸지 않았다. 덕분에 카페 행복연구소는 이 지역 주택에서 살았었던 이들에게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곳이 되었다. 그리고 동인천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돌아보게 하는 곳이 되었다. 그리고 동인천에 처음 와본 이들에게는 도시 바닷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곳에는 다른 카페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 숨겨져 있다. 먼저 이 카페 한 켠 책꽂이에 꽂혀져 있는 책들의 수준이 높다. 단순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인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주인장이 고른 책들이라 카페에 놓여있는 책만 읽어도 좋은 쉼이 될 것 같다.
 
이 더 특별한 점은 이 카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모임이 활성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둘째 주 수요일마다 이루어지는 인문학 독서토론 모임이 있다. 그리고 매 달 외부강사를 초청하여 진행되는 세미나가 있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 5시에는 무료로 영어회화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다. 주인 부부는 이 지역주민들을 위한 모임을 이끌어가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한다.
  
바깥주인은 현재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대학 시절 철학을 전공했다. 카페에서 다양한 모임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이유도 인문학 독서토론, 세미나, 영어회화 등을 통해 지역의 문화생활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서울 땅을 떠나 다시 그리운 동인천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지역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자 했다. 인문학으로 주민들과 함께 더욱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카페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인문학 독서토론, 세미나 등을 이끌어오며 벌써 함께 하는 이들이 18명 정도로 늘었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일이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이 인문학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진행해온 결과다. 바깥주인의 동인천 사랑은 유별나다. 동인천을 사랑해서 동네에 핸드폰 가게가 생기면 동네 상권을 살려야한다고 먼저 가서 이용한다. 대형마트 대신에 동네의 마트나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산다.
  
다음 달, 10월에 이루어질 인문학 독서토론은 이문열 작가의 ‘사람의 아들’을 읽고 진행할 예정이다. 10월에 초청될 세미나 강사는 김동진 박사인데 넬슨만델라아프리카과학기술원 교수로서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은 직장이 있어 바쁜 가운데서도 인문학의 행복을 누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다. ‘중국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외대 중문과 교수가 진행하기도 했고 박흥식 감독(작품 : 역전의 명수, 두 번째 스물)이 단테의 신곡과 영화이야기에 대해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작은 결혼식도 열린다. 카페 건물 앞에 바다가 보이는 정원에서 벌써 4번의 결혼식이 열렸다. 만족도도 높았다. 작은 결혼식은 보통 주례 없이 신랑 신부가 동시에 입장을 한다. 결혼식 사회 또한 부부의 지인이 맡아 유쾌하게 진행한다. 가까운 지인들이 모여 스탠딩파티처럼 진행이 된다. 카페 행복연구소에서 평생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행복한 결혼식이 열리는 것이다.
  
 
주인 부부는 카페를 운영하다가 힘들 때도 있지만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카페를 찾아주는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 한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행복연구소인 것이다.
이곳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인문학을 접하고 인문학을 통해 더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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