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복시장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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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복시장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5.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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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 교복업체 조직 통합…‘인천 단일 브랜드’에 동의


지난해 9월 중소 교복업체 관계자들이 인천시의회 '인천 단일 브랜드' 원안 통과를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인천의 연간 교복 시장 규모는 14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교복을 구매하는 중·고교 1학년 신입생 5만5천명에 올해 시교육청의 무상교복 지원금 26만6천원을 곱해서 나온 추정치다.

아직까지 학생들에게 연예인을 앞세운 대기업 브랜드 교복이 여전히 인기다. 교복시장은 대기업 11개 대리점이 전체 교복시장의 55%를 차지하고, 나머지 35개 중소교복업체가 45%를 나눠 가지는 구조였다.

인천 교복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로 한배를 탔다. 교복업체들이 단일 조직으로 뭉친 것이다.

인천 관내 256개 중·고교에 교복을 납품하고 있는 교복업체들이 최근 한자리에 모여 ‘인천학생복사업자총연합회’(학사총)로 단일 조직을 만들었다.

학사총에는 대기업 브랜드 교복 4사(스쿨룩스·스마트·엘리트·아이비클럽) 11개 대리점과 중소교복업체들의 모임인 인천학생복사업협동조합(교복조합) 35개 회원사 등 모두 46개 교복업체가 참여를 결정했다.

학사총은 우선 회원 수가 많은 중소 교복업체들이 주도한다. 김재창(참좋은 교복) 교복조합 이사장을 2년 임기의 학사총 초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학사총은 정관에서 목적 사업으로 ▲교복회원사의 권리보호와 업계 발전을 위한 협력 ▲무상교복 구매 관련 사업 ▲교복사업의 전문화·체계화를 통한 공동대응체제 ▲회원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시회·박람회 개최 ▲교복사업 조사·연구 ▲교복사업 정보수집과 공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올해 무상교복 시행을 앞두고 작년에는 격렬하게 충돌했다. 대기업 브랜드 교복 4사는 무상교복 시행을 앞두고 ‘고유 브랜드 사용과 현금 지급’을 주장했다. ‘단일 브랜드 사용과 현물 지급’을 요구하는 교복조합의 반대 편에 서있었다.

그래서 오는 6월부터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재추진하는 ‘인천 단일 브랜드’가 양 단체 통합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학사총 발족으로 물리적 결합을 이뤘지만, 화학적인 결합까지 가능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시와 시교육청은 2020년 중·고교 신입생 동복 입찰에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인천교복 자체 브랜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시와 시교육청은 인천 교복 자체 브랜드를 활용하면 학교 간 상이한 교복 브랜드로 발생할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해소하고, 교복 업체 간 품질과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창 학사총 회장은 “작년에 조례 제정을 두고 단일 브랜드로 갈등이 있었지만, 단일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기업 브랜드 대표들도 충분히 공감했고, 추진에 동의했다”며 “통큰 결단으로 단일 브랜드에 합의한 대기업 브랜드 대표들에게 감사하고, 시교육청에도 일치된 학사총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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