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아니고 학원도 아닌' 학력인정 학교 사각에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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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아니고 학원도 아닌' 학력인정 학교 사각에 방치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6.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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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연간 수십억원 지원…지도·점검은 시늉
 


인천시교육청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에 연간 4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지원하면서 관리·감독에는 소홀해 인천생활예술고의 파행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2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에는 학교형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남인천중·고와 인천생활예술고 2곳이 운영되고 있다.

사업장부설과 시민사회단체 부설 등 학교형태가 아닌 평생교육시설은 102곳에 이른다. 시교육청은 학교형태인 평생교육시설에만 예산을 지원한다.

학교형태로 1986년 문을 연 남인천중·고에는 29학급에 학생 1천110명이 다니고 있다. 교사는 47명이다. 부평동에 있는 인천생활예술고는 1987년에 개교해 29학급에 1천104명이 재학하고 있댜. 교사는 55명이다.

이들 학교형태 평생교육시설은 개인소유로 사립학교법이 아닌 평생교육법의 적용을 받는다. 학교 명칭 앞에 ‘학력인정’을 표기해 일반 공·사립학교와 구별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교직원 인건비 보조로 교사 1인당 12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무상급식과 교육환경개선비 등으로 작년 한해 동안 모두 38억원을 지원했다. 남인천중·고가 20억원을 받았고, 인천생활예술고가 18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관리·감독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 2회 지도·감독을 했고, 이 가운데 1회는 서면심사로 대체했다.

현장 지도·점검 대상도 회계와 보조금·학사 등 세 개 분야에 한정했다. 비위사실이 적발돼도 대부분 적극적인 시정조치가 아니라 권고에 머물거나 서면으로 지도했다.

여기에 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인천생활예술고의 파행 운영이 최근 불거졌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이른바 ‘교장 갑질’을 폭로하고 학교 측의 사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SNS에 하면서 세상에 알렸다.

졸업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A교장은 자신의 아들을 영어교사로, 며느리를 행정실 직원으로 특별 채용했다. 또 교사에게 머리 손질을 시키고, 학생에게는 손톱 손질과 맛사지를 받는 등 갑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교장은 시교육청의 감사에서 관련 사실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특별감사를 벌여 인천생활예술고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초 27일까지였던 감사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시교육청이 평생교육시설에 대한 감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학교형태 평생교육시설은 초·중등교육법을 따르는 학교가 아니라 시교육청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지도·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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