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피란민, '찜질방 살이'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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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피란민, '찜질방 살이' 계속한다
  • 김주희
  • 승인 2010.1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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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 김포 임시거처 제안 '부결'…상당수 '영구이주' 원해

취재: 김주희 기자



연평면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에서 임시거처로 제안한 방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연평도 주민들의 '찜질방 피란살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평면주민비상대책위는 1일 오전 김포시 양곡면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의 미분양 아파트를 임시거처로 사용하자는 인천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민대책위는 이날 대의원 75명 중 42명이 투표에 참여, 반대 29명 찬성 12명으로 시의 제안을 부결했다.

시는 임시거처를 마련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김포시 양곡면에 있는 LH 소유 아파트의 미분양분 155가구를 주민대책위에 제안했다.

최성일 연평면주민비상대책위원장최성일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은 인천시민이 경기도로 이주하는 것은 제2의 피란생활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특히 생활권이 인천 연안부두라 김포는 거리상 멀어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시에 인천지역 내 적당한 부지를 찾아 피란소를 짓는 방안과 함께 민간아파트나 LH의 임대 아파트 등의 현황을 파악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대책위는 임시거처에 수용될 주민 수가 1천여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며, 한 가구에 10여명씩 거주하길 바라고 있다. 또 주민들이 분산되지 않고 한 곳에 함께 머물길 원했다.

최 위원장은 "공무원연수원도 가봤지만 협소한데다 주민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고, 적당한 곳은 일정이 꽉 차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면서 "임시거처가 마련되지 않으면 인스파월드에 계속 있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주민들은 영구적인 육지 이주를 원하고 있고, 나머지 잔류 인원 30여 명도 조만간 연평도를 나올 것으로 안다"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검토하는 현지 복구 방안에 대해선 대책위에서 논의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윤석윤 행정부시장은 비대위가 김포 아파트 입주에 반대 의사를 밝히자 이날 오후 인스파월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시 거처로 ▲인천시내 다가구주택(400가구)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건설기술교육원 ▲김포시 미분양 아파트(155가구) ▲인천시 중구 신흥동 찜질방 '인스파월드' 등 4가지 안을 제시했다.

윤 부시장은 "시는 주민들이 이들 제안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해도 상관 없다"면서 "인천지역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한다면 입주 가능한 주택 물량은 충분하지만 분산 수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가 제안한) 가건물을 지어 수용하는 문제는 신축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들고 환경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즉시 입주가 가능한 방안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 부시장은 또 "시에서 각종 계획을 마련하고 옹진군에서 실천하고 행안부에서 국비 예산을 지원받아 임시 거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주민들의 숙소 문제와 관련, "인천 송도 쪽에 원룸과 다가구 주택을 어느 정도 찾았으며 조만간 그분들을 그 쪽으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시는 "송도 지역은 가격이 비싼 민영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규모의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엇박자를 냈다.

맹 장관은 30일에도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연수원이나 수련원을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지만, 인천시는 김포의 아파트를 주민들과 사전답사하고 임시 거주 문제를 협의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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