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백세 시대에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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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백세 시대에도 할 수 있다
  • 유홍석
  • 승인 2019.09.2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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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유홍석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회원




나는 올해 나이 86세가 되었다. 그간에 닦아온 몸매를 관리하며 아침 또는 저녁에 집 주위 근린공원에서 원주트랙을 돌며 걷기와 철봉, 평행봉에 매달리기, 팔 굽혀 펴기 운동을 한다. 재충전을 위해 취미생활을 키워 삶의 질을 높여 주므로 아직도 노년의 청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건강한 모습을 지키고 있다.
 
젊은 시절 대부분은 의식주에 매달리면서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돈 더 타려고 쉬는 날도 반납하고 여가생활이란 염두도 못 내고 살아 왔다. 내 나이 50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주위 사람들의 권유를 받아 등산을 시작하였다.
 
첫 산행으로 설악산을 택했다. 산사람인 직장동료 젊은이 6명과 같이 1박 2일로 설악동 와선대에서 야영하고 새벽에 출발키로 했다. 비선대, 천불동 계곡, 희운각. 소·중·대청 코스를 따라 올라갔다. 들머리 비선대에서 하늘 높이 솟아오른 적벽과 장군봉 ,널직한 암반 경치에 넋을 잃었다. 옥녀 천당 다른 폭포들 띄엄띄엄 파놓은 탕들, 협곡 굽도리에 솟아 있는 귀면암의 웅장함, 천불동 계곡의 비경을 즐기며 피서 길을 시원히 밟았다.
 
소청에 오르니 정다운 고향을 찾은 듯 생기가 솟는다. 중청으로 가는 길에는 붉은 모습의 산오이풀 꽃이, 수줍게 피어나는 두근이질풀 꽃, 고운동자 꽃, 그 밖에 이름 모르는 야생화가 반갑게 반겨준다. 원망스러울 정도의 왕모래 비탈길이 나를 괴롭혔지만 대자연 설악의 품에 있다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이었다. 대청(1708m)을 정복 하고나니 천하가 내 품에 들어온 듯 했다. 먼저 울산바위 동해바다가 발 아래서 출렁였다. 사방에는 높은 산들로 둘러싼 세상이지만 내려다보는 내가 땅의 왕이 된 기분이었다.
 
그 후 등산에 재미 붙인 나는 산악활동을 열심히 했다. 산 오름은 경관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겪으면서 정상을 점령해 가는 재미가 있다.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온갖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민첩성을 키울 수 있다. 체력을 키워주는 운동에 매료되어 나는 산을 못 버린다. 회사에서 사원들의 사기와 건강을 위하여 매월 1회 버스를 지원해 주웠다.
 
회사를 떠나서도 나는 고교 동창들과 월 한번은 높은 산에 오르고 낮은 산은 주간 산행으로 이어진다. 지난봄에 문경 성주산(높이912m)으로 등산을 갔다. 바위산이라 로프를 잡고 오르는데 가파른 언덕이다 보니 힘은 들지만 스릴 만점 재미있는 코스다. 30~40m바위를 오르면서 옆을 내려다보니 아찔! 짜릿한 전율을 맛본다. 산소가 부족한지 사점(死點)에서 숨넘어갈 듯 헉헉, 몸에 온갖 노폐물이 싹 씻어 나간 듯 속이 트인다, 두 손으로 한자 두자 줄을 당기면서 오른다. 가파른 비탈길을 오를 때 숨이 차 나이를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선다. 당장 포기하고 B팀으로 합류하고 싶지만, 좀 지나니 곧 몸이 풀린다
 
이런 암능길을 몇 군데 거쳐 정상을 정복한다. 확 트인 사방, 한 눈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니 통쾌하다. 힘을 앗아간 바위 길, 엔도르핀이 넘쳐 바닥난 체력이 불끈 솟아오른다. 삼삼오오 모여 가져온 맛깔스런 음식으로 나눔 잔치를 한다. 신나게 첫 발을 내디딘 산행이지만 잠깐 휴식의 시간을 가진 후 기운을 돋구고 하산을 시작한다. 바위 길을 오르며 재미와 스릴을 만끽 했으니 여한이 없다.
 
바위벽 산길이 급경사로 지그재그 울퉁불퉁한 돌길 너덜지대, 다리 힘도 빠진데다 발바닥에 닿는 면이 불규칙하여 돌 모서리에 달 때마다 화끈 정신이 혼미해진다. 오를 때는 힘이 들었어도 재미로 산행을 했는데, 미끄럽고 낙엽 쌓인 웅덩이 빠져 삐끗, 다리에 쥐가 난다. 심한 고통으로 잠시 벅찼던 즐거움은 사라지고 녹초가 되었다. 많이 지체돼 4시간 반 예정 길을 6시간을 걸어 주차장에 도달했다. 털썩 주저앉아 널부러진다. 하지만 땀에 절은 얼굴엔 잠시 젊음 못지않은 성취감에 미소가 배여 나온다.
 
사람은 원래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힘이 주어져 있다. 일상이 자신에게 고통을 줄 때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어 나가면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정복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질병에 대한 우리 신체의 방어력도 증가 시킬 수 있다.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이듯 질병이라는 이상신호를 만나기전에 관리하는 생활이 선행되어야 한다. 백세 세대에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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