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했던 건설 경기 "남 좋은 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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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했던 건설 경기 "남 좋은 일만 했다?"
  • 김주희
  • 승인 2011.02.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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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의 '2011 인천경제통계연보' 발간
취재: 김주희 기자


인천상공회의소가 15일 지난 2009년 인천지역 경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2011 인천 경제통계 연보'를 발간했다. 통계청과 경제유관기관 등에서 제공된 자료를 편집·분석해 작성한 것이다.

이 연보에 따르면 전년대비 인천지역 경제성장률은 1%로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구(-4.1%)와 부산(-1.8%), 울산(-1.4%)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광주와 대전은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각각 0.1%, 0.2%로 낮았다.

건설업(22.5%)과 운수업(13.6%), 보건 및 사회복지업(11.2%)이 성장업종이었고,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제조업(-15.2%)과 숙박업(-1.7%)은 부진업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속을 살피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건설업은 '남 좋은 일'만 한 꼴이고, 지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은 '속빈 강정'이었다.

▲남 좋은 일만 시켰다

인천이 1% 성장률을 기록한 데에는 건설업의 기여도가 높았다. 2009년 건설업의 성장률은 전년 대비 22.5%나 됐다. 기저효과(2008년 성장률 -3.1%)와 함께 2009년 유독 건설경기가 활발했던 인천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 기간 인천에서 발생한 건축허가 면적은 6대 광역시 중 가장 넓은 597만6,123㎡였다. 전국 대비 5.7%였다.

주택건설허가 역시 5만9,519가구로 전국 대비 15.6%였다. 부산(1.7%), 대구(1.7%), 광주(1.3%), 대전(0.5%), 울산(1.8%) 등은 비중이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천지역 주택건설허가 중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63%에 달했고, 다음이 토지주택공사로 31.6%였다. 지자체는 5.5%다.

이처럼 인천지역에서 건설업이 활기를 띈 것과 달리, 고용효과는 썩 좋지 않았다.

2009년 기준 인천지역에 등록된 건설업체수는 4,264개로 전국(9만4,716개)대비 4.5%를 차지했다. 반면 종사자는 3만916명으로 전국(89만4,504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낮았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역 제조업(-15.2%)은 전국 대비 사업체와 종사자 비중이 각각 6.1%, 6.4%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도·소매업도 각각 4.4%, 4.2%였고, 운수업은 오히려 종사자(6.4%)가 사업체(5.8%) 비중보다 높았다.

2009년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건설업의 총 수주액은 20조원으로 전국(279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수주액 2위인 부산도 3.3%에 그쳤다. 반면 종사자 비중은 6.3%로 인천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인천상의 관계자는 "인천에서 발주한 공사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은데, 2007년부터 외부업체들이 인천으로 몰려왔다"면서 "건설업 특성상 비정규직이 많다 하더라도 수주액만큼 고용효과 등 인천지역에 미친 긍정적 효과는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2010년 들어 전국적인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진성토건, 효명건설 등 인천지역 '토종 업체'가 줄도산한 점을 감안하면, 2009년 인천지역에서 보인 건설경기 활성화는 '남 좋은 일'로 그친 셈이다.

▲속빈 강정

인천지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은 2009년 전년 대비 -15.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극도로 부진했다.

전세계적으로 몰아친 금융위기 여파를 극복하는 시점이라고는 하지만, 광주(3.3%)와 울산(1.6%)은 아니더라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부산(-7.5%), 대구(-9.4%), 대전(-3.2%)에도 훨씬 못 미친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인천이 전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업체는 6.1%로 부산(8.1%), 대구(7%)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종사자는 6.4%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2009년 생산액은 전국(265조원)의 4.7%에 불과한 12조원에 그쳤다.

울산은 사업체수 비중이 1.5%, 종사자 비중이 4.6%지만, 생산액은 1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천의 제조업은 외형만 크고 화려한 셈이다. 종사자 수가 적고 대기업 등에 납품을 주로 하는 영세업체가 인천에 많이 분포한 결과로 인천상의는 분석했다.

이런 까닭에 인천의 제조업은 의존도가 높은 데다, 타 지역보다 경기 여파를 더 빨리 타고 회복세는 늦는 경향을 보인다.

제조업 뿐 아니라 도·소매업 역시 그 규모는 전국 대비 4.2%이지만 매출 비중은 3.8%에 그쳤다. 운수업도 사업체는 2만개로 그 비중이 5.8%였지만 매출액은 3.8%로 적었다.

한편 '2011 인천 경제통계 연보'는 인천상의 홈페이지(www.incham.net)에서 전자책 형태로 볼 수 있다.

문의: 인천상의 경제정책팀(☎032-810-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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