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8부두의 옛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해 문화관광 거점으로 활용하는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이 민간 운영자인 CJ CGV의 사업 포기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인천시는 CJ CGV로부터 내부 사정으로 인해 상상플랫폼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최태안 시 도시재생건설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CJ CGV측이 약 2주 전부터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더니 오늘 공문을 접수했다”며 “회사 측이 재무구조 악화 등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는 CJ CGV측의 일방적인 사업 포기에 따라 입찰보증금(1억650만원)을 시에 귀속시키고 상상플랫폼 외부 리모델링 설계용역(약 5억원) 등 시가 집행한 비용에 대해 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내년 상반기 중 민간사업 재 공모 여부 등 상상플랫폼 사업 추진 방식을 다시 확정하고 사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인천항 8부두 2만4,029㎡의 부지에 들어선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8,145㎡ 규모의 기둥 없는 낡은 철골구조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해 영화관, 가상현실 체험관, 창업·창작 공간 등을 갖춘 문화관광시설로 활용하자는 것이 골자다.
재정 402억원(시비 276억, 국비 126억원)을 투입해 부지 매입 및 외부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CJ CGV는 내부 리모델링에 300억원을 투자하는 대신 재정투자액의 5%(약 20억원)를 연간 사용료로 내면서 20년간 운영권을 갖기로 했다.
문화단체를 중심으로 인천시민단체들은 상상플랫폼 민간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개항장 문화지구가 관광개발 논리로 훼손되고 CJ CGV가 영화관과 식음료점 운영 등 상업적 색채를 짙게 띠면 개항장 일대 기존 상권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논리로 반대하기도 했다.
상상플랫폼 사업은 중구 월미도와 내항(1·8부두), 동구 동인천역 일대 3.9㎢의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25개 단위사업 가운데 우선 추진 마중물 3개 사업의 하나로 인천항 재생의 첫 발을 내디딘다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최근 LH공사가 ‘인천항 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 우려를 들어 손을 떼기로 한데 이어 착공을 앞둔 ‘상상플랫폼 조성사업‘도 민간운영자의 사업 포기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의 단위사업으로 포함돼 지난 2017년 9월 국무총리 직속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서 ‘활성화계획’이 확정됐고 지난해 7월 운영사업자로 CJ CGV가 결정됐다.
이어 지난 2월 실시설계 용역 착수, 7월 항만재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 고시(해수부), 8월 건축허가(중구), 9월 지방건설기술심의(인천시)를 거쳐 착공만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CJ CGV가 사업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