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인천에 놓인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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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인천에 놓인 숙제
  • 최문영
  • 승인 2020.04.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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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최문영 / 인천YMCA 사무처장

4·15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가 끝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고,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단독으로 180석을 확보한 반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3석 확보에 그쳤다. 개헌저지선 100석만은 간신히 넘긴 초라한 성적표다.

비례투표에 비해 지역구 투표 결과만 보면 163석의 더불어민주당은 84석의 미래통합당에 거의 두 배의 성적을 거뒀다. 결국 ‘국정안정론’을 내세운 민주당이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통합당에 압승을 거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선방한 집권여당 및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반영된 반면 현 정부를 심판한다는 야당의 전략이 대안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구호에 그친 점이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인천의 상황은 쏠림 현상이 더하다. 인천지역 13개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1석, 미래통합당과 무소속이 각각 1석씩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절대적 압승이다. 결과적으로 인천은 시행정부와 시의회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모든 정치적 지형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총선은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18세 참정권과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선거다. 18세의 가세도 투표율 상승의 이유일 수 있겠으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투표율은 국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인천의 투표율은 63.2%라는 적잖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국 하위권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온전한 연동형비례대표제에 앞서 과도기적 성격으로 군소정당에게도 정치참여의 폭을 넓혀보자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거대 양당의 위성비례정당이라는 꼼수의 등장으로 작은 정당의 정치적 기회가 차단됨으로써 선거법 개정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

이러한 가운데 선거기간동안 인천지역사회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돼서 ‘인천주권찾기캠페인’을 전개해 성과를 얻었다.

인천YMCA와 인천YWCA, 인천경실련은 이번 총선은 인천의 주권을 스스로 찾고 지켜야 한다는 목적으로 ‘인천주권찾기캠페인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정당대표자를 초청하여 ‘시민제안공약 전달식’과 ‘공명선거·정책선거 서약식’을 가졌다.

이후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청년-청소년 서포터즈 거리캠페인’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했고, 지역방송국과 분야별 시민제안 공약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했다. 또한 인천시민단체가 작성한 인천의 각종 현안에 대한 각 정당의 채택여부를 묻고 모든 정당으로부터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정치주권, 경제주권, 환경주권, 교육주권, 문화주권 등 총 다섯 개의 분야별로 인천주권현안에 대해 회신된 각 정당의 답변은 대체적으로 반영한다는 쪽이 많았다.

‘인천고등법원 설치 및 해사법원 본원 인천유치’ 공약에는 모든 정당이 공감했지만 ‘지역소재 국가공기업에 대한 지방정부의 경영권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인천공항공사의 MRO 및 공항경제권 참여’라든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등에 대해서는 정당별 온도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물이용 부담금 폐지 및 안전한 수돗물 대책’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입장차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도 ‘KBS 수신료 인천 환원’이라든지 ‘한국극지연구원 설립’과 같은 인천문화주권을 지켜내는 공약에 대해서는 여야가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이제 선거는 마쳤고 축제는 끝났다.

인천시민은 '심판'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천지역 13개 선거구 중 사상 첫 두 자리 수 압승을 거두며 민선7기 박남춘호의 집권 후반기 길을 열어 주었다면 야권은 당내 세대교체와 인적쇄신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인천 정치권은 인천주권을 찾고 지키는 일에 공동 전선을 펴야 한다. 인천이 서울에 인접해 있고 수도권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받고 있는 수많은 역차별과 부산과 같은 지역 정치권의 파워게임에 밀려 인천의 주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코로나19사태가 지나가면 더 큰 경제위기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나 인천 지역적으로나 정치적, 경제적 난제가 우리 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선거에 이겼다고 자만하거나 졌다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지역현안을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으로 앞일을 대비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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