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청라국제업무단지 조성 포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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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 청라국제업무단지 조성 포기하나?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0.04.27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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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업무용지 일부 주상복합용지로 바꿔
용적률 560%로 높여 아파트 2,974세대 추가 건설, 인구 8,060명 증가
"국제업무단지 조성 포기하고 땅 비싸게 팔려는 것" 비판 나와
청라국제업무단지 개발 및 실시계획 변경 내용(자료제공=인천경제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청라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의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을 통해 주상복합용지 등을 반영함으로써 사실상 주거단지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청라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B1·B2·B9·B10 4개 블록 27만여㎡)의 개발 활성화를 위해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을 변경하고 이를 관보에 고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업무용지인 국제업무단지 중 B2·B9 블록 13만여㎡에는 지식산업센터 건립을 허용하고 B1·B10 블록 14만여㎡는 7만여㎡를 주상복합용지(M5·M6)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인천경제청은 국제금융기능 유치에 초점을 맞춘 청라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업무용지 과다 등 사업성 문제로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지식산업센터 허용과 주상복합용지 반영을 통해 개발을 활성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청라국제업무단지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상반기 내에 공모에 착수하고 8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말쯤 사업협약 및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제업무단지에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를 허용하고 주상복합용지를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국제업무단지 조성을 포기하고 토지를 매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라국제도시가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상징성과 함께 제 역할을 하려면 국제업무단지 조성이 필수적인데 이를 포기하면 청라가 다른 신도시처럼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번 국제업무단지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에 따라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주거시설과 수용인구는 3만3,210세대, 9만명에서 3만6,184세대, 9만8,060명으로 2,974세대, 8,060명이 증가한다.

인구밀도는 ㏊당 334.1인에서 354.7인으로 높아져 쾌적한 주거환경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업무용지인 B1·B10 블록의 일부인 7만612㎡를 주상복합용지로 바꿔 아파트 2,974세대가 추가 건설되기 때문이다.

이들 M5·M6 블록 주상복합용지에 건설되는 아파트는 전용면적 60~85㎡ 2,380세대와 85㎡ 초과 594세대다.

청라국제도시의 기존 주상복합용지(M1~M4)의 용적률은 310%(주거 206%)인데 국제업무단지에 들어가는 신규 주상복합용지의 용적률은 무려 800%(주거 560%)로 2.6배를 넘는다.

인천경제청과 LH공사가 청라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조성을 포기하고 건설업체에 땅을 비싸게 팔아넘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대목이다.

주거시설과 수용인구가 늘어나면 청라국제도시 전체의 도시기반시설(도로, 상하수도, 공원, 녹지, 학교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장기적으로 아파트 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라국제도시 사업시행자인 LH공사는 땅과 집 장사가 전문으로 투자유치를 통한 국제업무단지 조성에는 관심이나 능력이 없어 국제업무단지는 인천시 또는 인천경제청이 사들여 직접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결국 땅 장사로 끝나는 모양새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이번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확정은 청라국제업무단지에 수준 높은 앵커기업 유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청라의 상징성이 큰 핵심사업인만큼 이에 걸맞는 앵커테넌트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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