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8월 초 송도 세브란스병원 설계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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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8월 초 송도 세브란스병원 설계계약 체결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0.07.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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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과 서승환 연세대 총장 면담
사이언스파크 마스터플랜도 조속 제출키로
연세대의 '양치기 소년' 행태 지속될 수도
박남춘 시장(가운데)이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오른쪽)이 배석한 가운데 서승환 연세대 총장(왼쪽)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경제청)
박남춘 시장(가운데)이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오른쪽)이 배석한 가운데 서승환 연세대 총장(왼쪽)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경제청)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장기간 미루고 있는 연세대가 8월 초 병원 건축설계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계약 체결 등 건립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박남춘 시장이 서승환 연세대 총장과 면담을 갖고 송도 세브란스병원 및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이 배석한 이날 면담에서 박 시장은 송도 세브란스병원의 협약기간 내 준공과 연구시설인 사이언스파크 마스터플랜 제출 등을 요구했다.

서승환 총장은 신임 연세의료원장이 취임하는 8월 초 그동안 미뤄왔던 병원 건축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사이언스파크 마스터플랜도 조속히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과 서 총장은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을 위한 실시계획 변경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협약과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세브란스병원과 사이언스파크가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와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남춘 시장은 “그동안 세브란스병원 건립과 관련해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걱정이 있었지만 이번 면담을 통해 연세대가 8월 초 설계업체와의 계약 체결로 병원 건립을 위한 첫 발을 내딛기로 했다”며 “지역사회에서는 연세대의 2단계 개발사업 추진의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오늘 약속한대로 사이언스파크의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출한다면 시는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 2006년 1월 연세대와 국제캠퍼스, 세브란스병원, 교육연구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의 1단계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조성 협약을 맺고 송도 7공구 92만㎡를 조성원가인 3.3㎡(평)당 50만원에 공급했으나 연세대는 2010년 3월 국제캠퍼스만 개교했을 뿐 세브란스병원과 교육연구시설 건립은 아직까지도 외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세대는 헐값의 토지 매입비만 부담하고 국제캠퍼스 건축비 약 5,000억원은 SPC(특수목적법인)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주)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업무시설 분양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충당해 사실상 송도 국제캠퍼스를 무상 취득했다.

시는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장기간 지연되자 2010년 9월 연세의료원과 병원 건립협약을 별도로 체결했으나 연세대는 용인세브란스병원 신축에 따른 자금문제, 송도 인구 부족 등을 핑계로 병원 건립을 계속 미뤘다.

이후 2018년 3월 시와 연세대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및 세브란스병원 건립/사이언스파크(YSP) 조성계획 협약’을 체결했다.

시가 송도 11공구 33만6,000㎡를 조성원가 수준(연세대에 공급하는 교육연구용지는 3.3㎡당 123만원, SPC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에 공급하는 수익용지 19만8,000㎡는 3.3㎡당 398만원)으로 추가 공급하는 대신 연세대는 세브란스병원을 2024년 준공(1년 연장 가능)하고 산·학·연 클러스터인 사이언스파크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연세대가 1단계 사업에 포함된 세브란스병원과 교육연구시설 건립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는데 시가 또 다시 부지 조성원가 수준 공급이라는 막대한 특혜를 주며 병원 건립을 사정한 모양새다.

시와 연세대는 1단계 사업에서 연세대가 국제캠퍼스를 공짜 취득한 방식을 2단계에도 적용키로 한 가운데 연세대는 수익부지의 용적률을 높여달라는 특혜성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 건립을 볼모로 주상복합용지 3필지(용적률 300%)와 공동주택용지 2필지(용적률 160%)의 용적률을 올려달라는 것이다.

수용인구에 맞춰 계획한 용적률을 높여줄 경우 건축연면적이 늘면서 인구도 증가하기 때문에 도로, 공원, 상하수도, 학교 등 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다른 사업자들의 동일한 요구가 봇물을 이룰 수 있다.

당초 송도 세브란스 병원은 1,000병상 이상이었으나 슬그머니 500병상 이상으로 축소됐고 연세대는 지난해 9월 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면서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키로 했으나 해를 넘겼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계약을 미루는 등 ‘양치기 소년’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연세대에게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약 5,000억원의 건축비가 들어간 국제캠퍼스를 공짜로 얻고 이번에는 추정 건축비 4,200억원의 병원과 사이언스파크의 무상 취득은 물론 +α를 바라는지 2단계 수익부지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박남춘 시장과 서승환 총장이 만나 세브란스병원 설계업체 계약 체결, 사이언스파크 마스터플랜 제출 등에는 합의한 모양새가 됐지만 그동안 보여준 연세대의 ‘양치기 소년’ 행태로 볼 때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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