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화물차주차장 대체부지 발표하기도 전에 또 '시끌'
상태바
송도 화물차주차장 대체부지 발표하기도 전에 또 '시끌'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10.13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 등 통해 용역 최종보고회서 '아암물류2단지' 선정될 것으로 알려져
송도 8공구 주민들 시민청원 등 통해 반발... 인천시, 최종보고회 하루 앞두고 연기
최종보고회 개최 일자 14일서 12월 중으로 변경... 연수구 주민 의식한 듯
8공구 주민들 "780m 옆에 7만명 거주, 공해 및 사고 위험 커" 한 목소리

인천 송도 화물차주차장 대체부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아암물류2단지가 최적 입지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송도 8공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인천시는 14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항만)화물차주차장 입지 최적지 선정 용역 최종보고회’를 12월로 연기했다.

인천시는 (사)지방행정발전연구원이 맡아 수행한 화물차주차장 입지 선정 용역의 최종 보고회를 14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고회를 하루 앞둔 13일 보고회 개최 일자를 오는 12월로 급작스럽게 연기했다.

인천시는 연수구와의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보고회를 연기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연수구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 주민들, 특히 8공구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용역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은 시점인데도 시민청원, 시·구의원에 대한 민원문자 발송 등을 통해 ‘결사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 등을 통해 “해당 용역 결과 최종 대상지로 기존 예정지였던 ‘송도9공구 아암물류2단지’가 유력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천항 항만배후단지 부족 해소와 화물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항만물류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아암물류2단지 항공뷰. 당초 계획상 화물주차장은 1단계 2구역에 조성하기로 정해졌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난해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항만배후단지로 지정돼 부지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송도9공구 아암물류2단지 내 12만8000㎡ 부지에 화물차 약 600여 대를 수용하는 주차장과 정비소, 휴게소, 편의시설 등을 신축키로 했었다.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 등으로 인천항(남항)과 송도 신항을 오가는 화물차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인천시내 전체 화물차 주차공간이 5,200여면 밖에 되지 않아 등록 화물차 3만여대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남항과 신항 주변에는 주차공간이 700여면 밖에 없어 송도 8~9공구의 교통 체증은 물론 주거단지 내 불법 주차 문제까지 발생해 이곳에 화물주차장을 만들어 제대로 관리를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아암물류2단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780m 가량 떨어진 8공구아파트단지 입주 주민들이 청원과 촛불 집회, 탄원서 및 서명서 제출 등으로 강력하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지난 2018년 2,700여 세대, 2019년 2,100여 세대에 이어 오는 2023년까지 7개 단지에 1만7천여 세대가 입주하면 7만명 이상이 소음과 매연, 분진, 사고 위험 등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파트 분양 당시에는 바로 옆 9공구에 화물주차장이 들어설 것이란 설명을 듣지 못한 데다가, 화물주차장 조성을 처음 계획했던 2006년에는 현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8공구 일원이 공동주택부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하면 적합판정이 나올 수 없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딛히자 시는 지난해 10월 현 예정부지를 포함해 최적 부지(대체 부지)를 찾는 연구 용역을 진행키로 했다.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지난해 송도 주민들이 연 9공구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 반대 집회 ©송도 지역 커뮤니티 '올댓송도'

최근 송도지역 커뮤니티 카페 올댓송도 등에는 지난해와 같은 반대 의견, 민원 등이 다시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8일에 등록된 관련 시민청원 ‘8공구 주거지 바로 옆 9공구 화물주차장 OUT’에는 13일 오전을 기준으로 약 5일만에 823명이 동의했다.

청원 및 커뮤니티 게시글 등을 통한 주민들의 반대 사유를 종합하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 입주한 주민들과 아이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사기분양 문제, 송도 내에는 화물주차장 수요가 없다는 점, 화물차 통행량 급증으로 인한 분진·매연 피해 및 교통 문제, 경관문제, 남동공단 앞에 계획된 4,600여면의 주차장은 폐기했다는 점, (화물주차장을 이전한다면) 물류부지 내에 지식산업센터 등을 설치할 수 있어 기회비용이 높아진다는 점 등을 반대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청원인은 “인천시와 항만공사는 8공구 아파트를 분양하고 입주할 때가 되니 9공구 화물주차장 부지라는 히든카드를 드러냈다”라며 “시에서 미리 공개를 했다면 아파트를 지을 수 있었을지, 분양은 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송도 8공구에 입주한 한 주민은 “이번 용역에 1억6,400여만원을 투입했다는데, 당초 주차장 부지였다는 이유로 아암2단지를 최적지로 선정한다면 주민들과 장난하자는 것 밖에 안된다”라며 “만약 우리 아이가 다친다면, 답을 정해놓고 용역을 진행했던 시를 바라만 보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열린 인천시 항만 화물주차장 최적 입지 선정 관련 용역 중간보고회 ©연수구청 유튜브 캡쳐 

지난 7월 말에 열렸던 해당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지방행정발전연구원은 인천에 약 1,200면의 화물주차장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며 대체 부지로 아암물류1단지 내 선광종합물류 부지, 학익에코파크 부지, 석탄부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암2단지 외에 가장 유력한 후보지인 아암1단지 선광종합물류 부지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사실상 용역 결과는 아암2단지로 귀착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었다.

인천시와 연수구의 갈등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화물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수요발생 지역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화물주차장은 사실상 남항과 내항 등 다른지역 항만 수요 때문에 필요한 것이지, 신항이나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 나오는 물동량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고 구청장은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도 시와 항만공사 등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주민 수용성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썼다.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인천시와의 갈등도 예상된다.

인천시의 보고회 일정 연기는 고 구청장 및 연수구 주민들의 이같은 거센 항의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되고 있어 오는 12월에 최종 결과가 어떤 식으로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