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밥상, 바다 건너온 먹을거리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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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밥상, 바다 건너온 먹을거리 '일색'
  • 이혜정
  • 승인 2011.05.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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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로 서민 가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인천지역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노르웨이산 고등어와
국내산 고등어의 가격을 들여다보고 있다.

취재 : 이혜정 기자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우리 밥상이 외국산 먹을거리로 '점령' 당하고 있다.

구제역과 이상기온 등으로 국내 식품가격이 폭등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먹을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게 서민들의 형편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요즘 서민들의 식탁에선 국내산 재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수산물과 육고기, 과일까지 외국산 일색이다.

최근 관세청에 발표한 2011년 3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동향에 따르면 정부가 한시적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해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하던 고등어 수입가격이 4월에 kg당 2천268원으로 전월대비 19% 상승했다. 고등어 수입량은 8천8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8% 증가해 엄청난 수입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본산 고등어 수입량은 32t으로 전년 동월대비 82% 급갑했다. 또 일본산 냉장갈치의 수입량은 전월대비 61%, 생태는 24% 감소했다. 최근 일본지진 이후 원전사태 등으로 일본산 수산물의 국내 수요감소로 인해 물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돼지고기와 소고기도 4만4천159t과 2만8천903t으로 각각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0.6%와 19.8%로 늘어났다.

더군다나 대표적 '국민반찬'인 김치는 4월에 2만4천357t(중국산) 수입돼 지난달보다 43%, 지난해 동월보다 61.1%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형마트에서는 그동안 꺼려왔던 외국산 식품들을 부각시키며 국내산보다 낮은 가격을 홍보한다.

인천지역 한 대형마트에서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외국산 식품으로 장을 볼 경우 1만원 선이면 식단의 주요리를 장만할 수 있을 정도다. 외국산 식품이 주부들을 수입매대로 이끌고 있는 이유.

호주산 갈비찜 재료의 경우 1kg 2만800원이고, 호주산 불고기용이 1kg 1만2천800원 선이다. 태국산 흰다리 새우는 20마리에 5천980원.

한끼 자반고등어 구이를 먹고 싶다면 노르웨이산 1손이 4천980원이고, 이밖에 생선요리로 동태국을 끓이고 싶다면 러시아산 특대 1마리에 3천850원으로 상을 차릴 수 있다.

특히 밑반찬으로 낙지나 쭈꾸미 무침을 만들겠다면 kg당 9800원인 중국산 냉동낙지와 kg당 1만2천800원인 태국 생물주꾸미를 구입하면 된다. 또 명태코다리찜을 하겠다면 4마리를 얹어주는 러시아산 명태코다리를 5천980원에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업주부인 허수임(35, 남구 주안8동)씨는 "수입산을 먹기에 좀 꺼려지기는 하지만 국산 식품을 집었다가도 가격을 보고 놀라 다시 내려놓게 된다"면서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라 이것저것 반찬을 해먹어야 하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축산물 코너 직원이 소비자를 맞으려고
외국산 쇠고기를 정리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취급하는 수입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들어 모든 분야의 수입산 신선식품 매출 비중을 늘렸다. 축산물의 경우 지난 2009년과 2010년 각각 15.1%, 15.4% 수준에 머물렀다가 올 4월 23.6%로 급증했다. 수산물은 일본의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올 1월~3월까지 24.9%에서 이달 34.2%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수입산 채소는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1.3%에 그쳤으나 4.6%로 상승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씨없는 적포도, 씨없는 청포도, 씨가 있는 적포도 등 3색 칠레산 포도를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덩달아 수입산 과일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행사장 전체면적 가운데 딸기와 포도, 참외, 바나나 등 수입과일로 68%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서리태, 기장, 차조, 수수 등 잡곡류에서도 중국산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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