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개 민자터널은 세금 먹는 하마 - 지난해까지 3100억원 '꿀꺽'
상태바
인천 3개 민자터널은 세금 먹는 하마 - 지난해까지 3100억원 '꿀꺽'
  • 인천in
  • 승인 2021.02.07 13:5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학산터널 957억원, 원적산터널 989억원, 만월산터널 1,161억원
향후 2,272억원 더 들어가 지원금만 5,379억, 투자액 2.5배 이를듯
무분별한 만자유치 부작용 입증, 백서 발간 등으로 교훈 삼아야
문학터널
문학터널

인천시가 3개 민자 터널에 주는 재정지원금(손실보전금)이 3,000억원을 훌쩍 넘어 터널 건설을 위해 유치한 민간자본의 1.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해까지 3개 민자 터널에 지급한 재정지원금이 ▲문학산터널(연수구 청학동~미추홀구 학익동 간 1.45㎞, 민간사업자 운영기간 2002년 4월~2022년 3월) 957억원 ▲원적산터널(서구 석남동~부평구 산곡동 간 2.269㎞, 〃 2004년 7월~2034년7월) 989억원 ▲만월산터널(남동구 간석동~부평구 부평동 간 2.871㎞, 〃 2005년 7월~2035년 7월) 1,161억원 등 총 3,107억원이라고 7일 밝혔다.

이들 3개 터널을 건설하기 위해 투입한 민간자본은 ▲문학산터널 703억원(시비 110억원) ▲원적산터널 543억원(시비 584억원) ▲만월산터널 942억원(시비 542억원) 등 총 2,188억원으로 지난해까지 지원한 재정이 민간자본의 142%로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진 것이다.

향후 추가 투입할 시민세금(남은 운영기간)은 최근 3년간 지급한 재정지원금을 기준으로 추정하면 ▲문학산터널(1년 3개월) 47억원 ▲원적산터널(13년 7개월) 719억원 ▲만월산터널(14년 7개월) 1,506억원 등 2,272억원이다.

오는 2035년까지 3개 민자 터널에 주어야 할 손실보전금 명목의 시민세금(추정액)은 총 5,379억원으로 터널 건설에 투입된 민간자본금의 2.5배에 이르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이들 3개 민자 터널은 100% 민간자본 유치가 아니라 건설하는데 시민세금 1,236억원이 투입됐고 이용자들이 차종별로 400~1,100원의 비싼 통행료를 냈음에도 천문학적인 재정지원금이 들어가는 것은 민간사업자들이 터무니없이 부풀린 예상통행량과 이에 따른 예상통행수입을 근거로 MRG(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의 실시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시는 실제통행수입이 예상통행수입의 9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실시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들 3개 민자 터널은 실제통행수입이 예상치의 21~57%에 그쳤지만 이자율은 8.5~13.1%라는 고금리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재정지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민자 터널이 ‘인천시민 혈세 먹는 하마’라고 비판받는 이유지만 시는 당시 예상통행량과 예상통행수입을 포함한 민간사업자의 제안은 국책연구기관인 PIMAC(공공투자관리센터)의 타당성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한 MRG 방식의 실시협약 체결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시는 민자 터널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지난 2011년 만월산터널과 재협상(고금리 자금의 저금리로의 재조달 등)을 통해 MRG를 90%에서 73.9%로 낮췄으나 나머지 2개 터널은 재협상을 거부했다.

이후 시의회의 재정지원금 삭감 등 우여곡절 끝에 3개 민자 터널은 2015년부터 SCS(Standard Cost Support, 비용보전, 실제 수입이 운영비에 미달하는 경우 차액 지원) 방식으로 변경됐고 그나마 재정지원금이 줄었다.

재정지원금이 2013년 208억원, 2014년 251억원에서 2015년 173억원으로 크게 낮아져 지난해까지 143억~175억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한편 시는 2022년 3월 민간사업자 운영이 끝나는 문학산터널은 무료 통행토록 하고 터널에 보도와 자전거 길도 만들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무분별한 민간자본 유치가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인천의 3개 민자 터널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가운데 시는 터널 운영회사들의 경상수익률, 이자율, 임직원 고용 현황 등을 두루 따져 시민세금인 재정지원금을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 한다”며 “민자 터널뿐 아니라 시가 민간자본을 유치한 하수처리장(만수, 송도)과 하수관 정비사업도 운영비와 임대료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시민세금이 들어가는데 이들 민자유치 사업의 공과를 명확하게 정리한 백서 발간 등을 통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진우 2021-02-08 19:00:28
민자라는 것은 부패한 행정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민자라는 것은 행정실패를 잠시 돌려막기 하는 것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