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게 빛이 되는 곳, 송암점자도서관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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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에게 빛이 되는 곳, 송암점자도서관을 아십니까?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2.1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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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도서 1,971종 4,715권 소장, 시각장애인 학습 및 문화생활 지원
송암 박두성 기념관에는 일생을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한 송암의 삶 '생생'
코로나19로 하루 이용자 10명 이하로 급감해 이용률 높이기에 고심
오디오 플레이어를 이용해 녹음도서를 듣고 있다.

인천에 등록된 장애인은 22년 1월 기준 14만8,670명이다. 이중 시각장애인은 1만3,766명으로 지체장애인과 청각·언어장애인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인천 인구의 5%를 차지하지만 이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7년 전액 시비로 송암점자도서관(인천시 미추홀구 한나루로 357번길)을 신축 개관해 독서, 인문학 강의 등 시각장애인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서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명 이하로 급격히 감소했다. 올해 송암점자도서관은 이용률 높이기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신규가입 이벤트 ▲독서동호회 ▲찾아가는 고객센터 ▲신간배송 서비스 등을 통해 회원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시각장애인이 집에서 이용 가능한 ▲점자보드게임 로보77 ▲한글점자일람표 ▲점이팡이 윷놀이 세트 등 키트를 제작·보급했다. 또한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점자교육을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송암점자도서관은 훈맹정음 창시자 송암 박두성 선생을 기리는 인천 유일의 점자도서관으로 1999년 인천 시각장애인복지관 1층에서 시작해 2017년 증축됐다. 연면적 766㎡ 규모의 지상 3층 건물로 현재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 1,971종 4,715권을 소장하고 있다.

 

■ 모두에게 열린 점자도서관

송암점자도서관은 열람실과 점자도서제작실, 녹음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한글점자의 창시자 송암 박두성(1888~1963)선생을 기리는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 도서관 3층에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들이 편하게 독서할 수 있도록 장비가 준비되어 있다. 장비를 이용하면 모니터에 확대된 글자와 색상 변경된 책을 볼 수있다. 오디오 플레이어도 있어 헤드셋을 끼고 자리에 앉아 녹음도서를 들을 수 있다.

녹음도서는 휴먼 음성과 디지털 음성으로 구분된다. 휴먼 음성은 사람이 녹음한 것이며 디지털 음성은 기계음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이용자마다 선호도가 다르다. 감정이 담긴 책읽기를 원하는 분은 휴먼 음성, 빠른 읽기가 필요한 분은 디지털 음성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장비를 통해 글자 크기를 확대하거나 색을 바꿀 수 있다.

점자도서는 흰 종이에 찍어낸 것과 기존 책에 투명 점자 스티커를 붙인 것이 있다. 일반 소설을 점자로 변환할 경우 3배 이상 페이지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흰 종이에 점자를 프린트해 책으로 엮는다. 투명 점자 스티커를 붙인 도서는 대부분 글자가 별로 없는 동화책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부모가 투명하게 프린트된 점자를 따라 읽어주면 아이들은 점자 너머 그림을 볼 수 있다.

비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도서가 진열되어 있으며, 인문학 강의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도서를 무료 우편이나 도서관 직접 배송를 통해 대출할 수 있고 방문 대출도 가능하다. 비장애인은 방문 대출해야 한다.

 

동화책에 투명 점자 스티커를 붙였다.

 

■ 자원봉사자와 함께 만드는 ‘점자·녹음도서’

점자도서관은 일반 도서관과 달라 직접 책을 만든다. 점자녹음도서 제작에는 입력, 낭독 자원봉사자가 도움을 주고 있다.

입력 봉사는 묵자 도서의 내용을 컴퓨터를 이용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며, 낭독 봉사는 낭독 CD와 테이프 제작을 위한 녹음을 한다. 송암점자도서관은 월 평균 점자도서 48종 180권 제작하고 있다.

입력, 낭독 봉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송암점자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점자책을 만드는 과정

 

■ 훈맹정음 창시자 송암 박두성

송암점자도서관을 방문하면 송암 박두성 선생의 생애와 유물이 전시된 ‘송암 박두성 기념관’을 관람할 수 있다. 예약 없이 이용 가능했지만, 코로나19로 현재는 10명 이상 단체 관람시 사전에 관람신청을 해야 한다.

송암박두성기념관은 송암 선생이 살아온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도록 사진과 실제로 사용했던 유물들을 섹션별로 전시 중이다.

지난 2020년 훈맹정음 사용법 원고, 제작과정을 기록한 일지, 송암 박두성 선생이 사용한 제판기와 점자인쇄기, 점자타자기 등 한글 점자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과 기구가 국가등록문화제(제800-1호)로 등록됐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1888년 인천 강화군에서 태어나 최초의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제작해 반포했으며 1963년 인천 남동구 수산동에 안장될 때까지 일생을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했다.

송암점자도서관과 송암박두성기념관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송암 박두성 기념관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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