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수동 느티나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찾아 인천여행을 떠나본다.
네 번째 발걸음은 장수동.
지난 4월 5일 식목일, 성큼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며 장수동 한바퀴 돌아보았다.
옛날 옛적,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장수동에는 장자골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었다.
‘장자골’이라는 지명은 우리나라 곳곳 지역마다 있는데 이름의 유래는 ‘부자가 살던 마을’, ‘맏아들이 살았던 마을’, ‘장수(사)가 살던 마을’이라고 한다. 그 중,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 장자골은 부자가 살았다고도 하고, 여덟 명의 장사가 살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반발한 임진왜란으로 나라는 매우 궁핍해졌다. 세상 살아가기가 힘들어 진 만큼, 도적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부자가 살던 마을인 ‘장자골’은 어둠 속 그림자들의 표적이 되었다.
어느 날, 장자골 주막으로 낯선 남자들이 손님으로 찾아와 술을 마시고 오랜 시간 자리를 뜨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이 좀 이상하여 주모가 그들에게 술을 더 마실꺼냐 물었으나, 술은 그만 됐고 그냥 좀 앉아서 쉬다간다하였다. 주모는 전쟁 직후 로 흉흉할 때, 먼 길에서 온 낯선 무리들이 해가 저물 때까지 쉬다간다는게 수상쩍어 남편에게 이를 말하며 마을의 여덞장수에게 알려달라고 한다.
남편은 낯선 이들 몰래 여덞장수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전하였고, 장수들은 주막 근처에 숨어 그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해가 저물고 어두움이 찾아오자 낯선 남자들이 주막을 나섰다. 검은 무리들은 부잣집 담을 넘어 도적질을 하기 시작하자 여덞장수가 등장하여 그들을 모조리 잡아 포도청에 넘겨버렸다. 마을에 도둑이 들 때면, 장자골의 장정들은 도둑을 잡아 느티나무에 묶어 더 이상 그들이 도적질을 할 수 없도록 했다고 한다.
설화참고_ https://www.nculture.org/man/main.do
실제로 장수동 782-5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존재한다.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쳐진 나뭇가지의 흐름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여덞장수의 기운이 느껴진다. 고목의 주변으로는 동네 꼬마들이 고양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장자골의 서낭목이었던 느티나무는 지금도 이 동네를 평온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장수동에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인천대공원, 인천수목원도 있다. 수목원 나무의자에 앉아 4월의 밝은 봄 햇살에 활짝 활짝 피어난 노오란 개나리들을 바라보니, 어렸을 적 즐겨부른 동요가 떠올라 흥얼거려본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