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여러 사람 목숨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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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여러 사람 목숨 살려
  • 이창희
  • 승인 2011.08.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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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아트센터에 걸작이 있다"

►아름다운 손가락

위 조각물은 성남시에서 시행한 성남아트센터 개관 시 공모전 당선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제목은 '그래도 태양은 뜬다'다.

이 조각물은 작가 의도와는 전혀 다르지만, 에이즈퇴치운동본부에서 검지손가락 모양을, 이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남성 심벌에 비유해  MBC 에이즈퇴치운동 콘돔 공익광고 배경화면에 3개월간 방영했다.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에이즈로부터 수많은 목숨을 살리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가락'으로 불린다고 한다.

작가 의도는 작품명에서도 볼 수 있듯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표현했다.

조각물 제작 당시는 'IMF 구제금융' 사태로 온 나라가 부도위기를 지나는 상황이었다. 실업자 증가와 파산위기 도래로 마치 희망이 사라진 듯 보이며, 막다른 벽에 다다른 가장들이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상황을 비추었다고 한다.

또 이러한 힘겨운 시대 가장들의 삶을 표현한 것으로, "무릎 사이에 얼굴을 깊숙히 묻고, 좌절하며 낙심하는 인간상을 그렸다"고 한다.

작품을 누드로 표현한 이유는 이렇다.
 
"남성의 육체는 근육질 몸을 소유하고 있는데도 정신적 공황상태에 이를 시, 회생 의지가 상실된 무기력한 인간의 내면을 표현했다."

시선을 끄는 남성의 손 표현은 머리를 감싸고 마치 감당할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에 온 몸을 떨고 있는 극적인 형상이다.

비탈진 언덕으로도 보이는 거대한 손등에 불안하게 걸터앉은 남성의 모습은 동시대에 여러가지 이유에서 되풀이되며 정신적으로 좌절하고 있는 우리 가장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반면 동쪽으로 향한 거대한 손은 허공을 향한 손가락 모습으로, 천하를 호령하고  마치 조직의 리더가 손가락으로 "미래를 향하여 전진하라!"는 말을 하듯 밝아오는 태양을 지시한다.

"희망을 잃지 않으면 또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IMF 이후 세계 금융위기로 또 한번 위기를 겪어 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평가 절하로 다시 위기가 찾아오고 있는 듯해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우리나라 5천년 역사를 보면, 각종 위기에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잡초'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위기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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