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소공동도매센터가 휘청거린다"
상태바
"인천중소공동도매센터가 휘청거린다"
  • 이혜정
  • 승인 2011.09.03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금난으로 자리 못 잡아 - SSM 대항 설립취지 무색


취재 : 이혜정 기자

'인천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가 휘청거리고 있다. 자금난 때문이다. 이렇게 가다간 그야말로 유명무실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형 슈퍼마켓인 SSM 입점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 슈퍼마켓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1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천에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중구 신흥동)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자금부족 등으로 개장한 지 7개월이 되도록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설립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는 생산업체에서 골목 슈퍼마켓까지 가는 중간 유통단계를 줄임으로써 대형마트에 대한 중소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1월 정부 지원을 받아 센터를 건립하고 중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조합원들에게 모은 돈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인 데다 10~15% 이윤을 남기는 일반 도매업체와 달리 3%의 판매수수료만 붙여 싼 값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팔려나간 물품을 다시 채워 넣지 못해 
곳곳이 비어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슈퍼마켓 상인들의 발길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공급하는 물건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열장 곳곳은 비어 있기 일쑤다.

설립 당시 센터는 1만5,000종의 물품을 구비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공급하고 있는 물품은 7천여 종에 불과한 상태다.

생산자한테 물품을 충분히 들여오려면 1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센터의 운영자금은 3억여 원에 지나지 않는다.

자금부족으로 팔려나간 물품을 다시 채워 넣지 못하면서 물품의 종류와 양만큼 매출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정모(48)씨는 "물건이 많지 않아 살 것을 적어서 왔다가 못 가져 가기 일쑤"라며 "이러려면 도매센터가 뭐 필요하겠냐"라고 말했다.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에서 대출 지원을 받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현행법상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소기업청에서 운영자금을 지원 받으려고 검토를 했지만, 비영리 사업자이기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센터측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에게 추가로 5억 원을 확보해 오는 9월 제2의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형마트가 속속 도매업체로 전환하고, 기존 중간유통업체들의 견제도 심한 상황에서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선제품을 보관하고 있는 물류센터 내부

한 냉동고를 제외하고 나머지 냉동고는 텅텅 비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