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아픔에도 아름다움을 보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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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아픔에도 아름다움을 보는 비결
  • 최원영
  • 승인 2023.06.2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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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09화

 

삶은 시계추와도 같다고 합니다. 기쁜 일이 있는가 하면 슬픈 일도 있고, 사랑에 흠뻑 젖어 설렘과 기쁨을 느끼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아픈 이별로 인해 눈물로 지새는 날도 있습니다. 시계추가 정반대 방향을 오가며 움직이듯이 우리네 인생도 극과 극을 오가며 흘러갑니다.

누구나 슬프고 아픈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 자체가 아예 없을 수는 없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삶이라는 시계추는 극과 극의 두 방향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쪽 방향이 없어지면 시계는 멈추고 맙니다. 즉, 삶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겠지요. 그러므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누구나 슬프고 힘들지만 그런 일마저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즐겁게 보내면 되지만, 문제는 삶의 시계추가 슬프고 괴로운 일을 마주할 때 발생합니다. 괴로운 일을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원망과 분노로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이런 태도는 자신을 망가뜨리고 주위에 있는 존재들에게까지 상처를 입히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런 일을 마주했을 때 올바로 대처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곧 지혜입니다. 오늘은 그 지혜를 알 수 있는 사례 두 가지를 전해드립니다.

첫 번째 사례는 《잊고 있던 행복을 찾았습니다》(친위)에서 찾았습니다.

어느 날, 그는 자기 전에 뒷문 잠그는 걸 깜빡했다. 불행히도 강도의 총에 맞아, 18시간 대수술을 했다. 몇 주간 정밀치료를 더 받은 후 퇴원했다.

6개월 후 친구가 방문해 안부를 묻자 여전히 “나야 두말할 나위 없이 즐겁지. 내 흉터 한 번 볼 텐가?”라고 말했다.

친구가 안타까워서 이렇게 물었다.

“상처가 꽤 깊었던 것 같네. 자네, 총 맞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어? 죽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나?”

그는 웃으며 말했다.

“바닥에 쓰러진 동안, 나는 내게 두 개의 선택사항이 있다고 여겼어. 하나는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삶이었지. 물론 후자를 택했네. 그러고 병원으로 갔지.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어. 내게 괜찮을 거라 말했지만, 나를 응급실로 밀고 가는 그들 표정을 보며 이제 가망이 없음을 느꼈네. 그때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걸 알았네.”

“어떤 행동이라니?”

“간호사가 큰 소리로 나에게 어떤 약품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묻더군. 그래서 ‘있어요.’라고 답했지. 모든 간호사와 의사가 하던 일을 멈추고 다음 말을 기다리더군. 나는 큰 숨을 쉬고 큰 소리로 말했어. ‘총알이요.’라고 했지.

웃음바다가 됐어. 나는 또 한마디를 덧붙였어. ‘제발 나를 살아 있는 사람으로 여기고 치료해주세요. 난 아직 안 죽었으니까요.’라고.”

아주 긍정적인 사람이죠? 죽음 앞에서도 저런 농담을 할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저런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 역시 밝은 기분으로 치료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긍정적인 태도는 그 사람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유쾌함을 줍니다. 그러니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웃음을 잃지 않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두 번째 사례는 《인생을 바르게 보는 법, 놓아주는 법, 내려놓는 법》(쑤쑤)에 나오는 사례입니다.

한 소녀가 창턱에 엎드려 창밖을 내다본다. 밖에는 아끼던 강아지 장례식이 열리는 중이었다. 소녀는 슬퍼서 눈물을 흘린다. 그때 소녀를 본 할아버지가 그녀를 다른 창문으로 안내했다. 그 창문 밖에는 할아버지가 평소 심혈을 기울여 가꾼 장미정원이 있었다.

소녀는 아름다운 장미를 보고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는 동안 조금씩 슬픔을 잊고 원래의 명랑한 모습을 회복했다. 그런 소녀의 모습을 보던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했다.

“얘야, 너는 아까 잘못된 창문을 열었던 거란다.”

저자는 이 글을 전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순간을 ‘잘못된 창문’을 열어 슬퍼하고 괴로워했던가.

괴롭고 질식할 것 같은 위기의 순간에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한 창문을 열어주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실 그 도우미는 바로 나 자신의 마음이다. 무엇을 볼지, 어디를 향할지는 모두 내 손에 달렸으니까. 그러니 부정적인 생각에 얽매여 스스로를 궁지에 몰지 마라. 아픔과 상처에서 눈을 돌리고 긍정과 희망의 창문을 열 때, 비로소 인생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맞습니다. 깊은 슬픔 속에서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주저앉고 싶은 나날들, 잊으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그때의 그 일, 이런 행동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다 보면 오랫동안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전해드린 두 개의 사례에서 알 수 있었듯이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아름다운 장미를 볼 수 있는 지혜는 바로 그 아픈 일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발견하려는 노력입니다. ‘이 일을 통해 나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그 아픔을 통해 내가 한층 더 성숙해지고 성장하게 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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