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의 역사·문화, 모두 강화나들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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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역사·문화, 모두 강화나들길에 있다”
  • 김시언
  • 승인 2023.06.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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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이야기]
(24) 강화나들길
[인천in]이 ‘지붕없는 박물관’ 강화를 탐구하는 김시언 시인의 '강화이야기’를 매주 연재합니다. 강화가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살아 숨쉬는 그 역사와 생태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냅니다. 필자는 30여 년 전부터 인천에서 강화를 드나들며 익혀오다, 10년 전부터 강화에 살며 작은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처; 강화나들길 이민자 이사장

 

강화에 터를 잡으면서 꼭 하고 싶은 일이 몇 가지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강화나들길 걷기’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잠깐 들렀던 곳, 그 강화로 이사하고서는 방문객으로서는 시간이 부족해 할 수 없던 일을 하나둘 생각했다. 하지만 산골에 작은책방을 내고서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면서 시간이 녹록지 않았다.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 되었기 때문에 미뤘다.

이러구러 몇 년을 살면서 ‘강화나들길’ 말뚝과 리본을 볼 때마다 미룬 숙제가 생각났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걷자고 마음 먹었고, 조금씩 구간별로 ‘강화나들길’을 걷는 중이다. 집 바로 앞으로 강화나들길 5코스가 있고, 마을길을 따라 고려산 낙조대 적석사에 오르면 그곳을 지나는 17코스가 있다. 강화나들길에는 리본이 유난히 많다. 갈림길에서 헷갈리면 리본을 따라가면 헤매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사단법인 강화나들길’은 2012년에는 대통령상을, 2012년에는 국토부 선정 ‘전국 아름다운 해안누리길 베스트5’에 들었고, 2015년에는 한국 등산트레킹 지원센터 선정 ‘전국 아름다운 숲길 베스트 10’에 들었다.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풍광과 문화 유적,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길로, ‘2코스 호국돈대길’은 바다를 끼고 있는 전국의 도보 여행 길 중에서 풍광은 물론 역사와 문화 유적을 잘 표현한 길로, ‘3코스 고려왕를 가는 길’은 전국의 도보 여행 길 중에서 숲과 흙길의 비율, 풍광과 문화 유적은 물론 지도, 안내 표시 등 도보 여행자가 혼자서도 쉽게 찾아다닐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이유로 선정됐다.

코스 이름만 봐도 걷고 싶은 길이다. 이렇게 멋진 강화나들길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사단법인 강화나들길’ 이민자 이사장을 만나 강화나들길에 대한 이모저모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화 나들길_제16코스 서해 황금 들녘길
강화 나들길_제16코스 서해 황금 들녘길

 

함민복 시인의 감성 글판도 있어

강화나들길은 2011년 1월에 발기인대회를 마치고 비영리단체로 출범했다. 당시 강화군과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20개 코스를 완성했다. 통행이 제한된 본섬 북쪽 지역을 뺀 나머지 지역의 옛길을 찾아 이었다. ‘잇고 이은’ 길이 현재 강화나들길 코스가 됐고, 전국 각지에서 강화나들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함민복 시인의 감성 글판이 2코스에 5개, 3코스에 5개가 있다. 전국에서 유일해서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러 오기도 한다. 문장은 음미할수록 멋지다. 강화나들길 이사이기도 한 함민복 시인과 ‘인문학 걷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강화나들길 나들길지기들은 바쁘다. 올해는 산림청 공모사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2023 강화나들길 숲 체험 프로그램. 유아프로그램, 초등프로그램, 장애인프로그램이 있다. 다 함께 프로그램으로는 강화도의 나무와 풀, 강화나들길 클린데이, 우리나라 난대성 식물을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강화나들길 홈페이지(www.nadeulgil.org)를 참고하면 된다.

 

 

4기 나들길지기 교육 마쳐

6월 26일 오전 10시에 4기 나들길지기 수료식이 있었다. 봉사자 교육은 4개월로, 이론 실습과 현장 실습을 마친 자원봉사자들로 이제 현장에 나간다. 발밤이. 발밤발밤에서 따온 말이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나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걸어가는 듯한 형상을 심볼로 삼았다. 나들길지기는 1기부터 3기까지는 이미 현장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고, 이제 막 수료식을 마친 4기들도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그동안 사단법인 강화나들길에서 한 일은 무척 많다. 그중 2011년에 시작한 ‘민통선 평화 걷기’는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전국에서 1,000명이 왔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민통선을 걸을 때는 조심해야 할 것도 많았지만 참가자가 모두 질서를 지키고 ‘민통선 편화 걷기’의 뜻을 되새겼다. 이 행사에는 김덕수패가 세 번이나 와 함께했다. 이민자 이사장은 이 행사를 다시 열고 싶다. 코로나로 몇 년 쉬었고, 지금 신청한 상태다.

 

강화나들길_4기 수료식

 

‘우리 길 우리가!’ 깨끗한 강화 만들자!

강화나들길은 어느 길이나 물론 다 좋지만 특별히 추천할 곳을 이민자 이사장한테 물었다. “모든 강화역사가 강화나들길에 있다. 개인적으로 겨울철을 좋아한다.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을 좋아하는데, 그 길에는 고려왕릉이 세 개가 있다. 곤릉과 가릉은 고려 왕비 능, 석릉은 왕의 능이다. 우리나라에 고려 능이 있는 건 강화밖에 없다. 또 날이 쌀쌀할 때는 15코스 고려궁 성곽길을 걷는다.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어야 하는데, 길을 걸을 때마다 조선시대에도 갔다가 고려시대에도 갔다가 숲길도 갔다가 한다. 또 동서남북 네 문을 다 볼 수 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2코스도 좋다. 돈대를 많이 볼 수 있는 길이고, 바다를 따라 걸으면서 돈대를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한여름에는 극기훈련하는 셈으로 16코스를 걷는다. 나들길을 리본을 새로 묶기도 하는 등 모니터링을 한다.”

이민자 이사장은 강화나들길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읽어준다’고 말했다. “나들길지기들은 설명하는 게 아니라 읽어주는 거다. 강화나들길에는 역사문화가 모두 들어 있기 때문에 끄집어내어 읽어준다. 단순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사람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다. 또 ‘우리 길 우리가!’라는 슬로건으로 깨끗한 강화 만들기를 이어가고 있다.”

강화의 역사와 자연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강화나들길을 발밤발밤 걸어보면 어떨까.

 

강화 나들길_제11코스 석모도바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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