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액션 영화의 진화, ‘현실 히어로’ 장르의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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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액션 영화의 진화, ‘현실 히어로’ 장르의 개척
  • 윤세민
  • 승인 2023.06.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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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의 영화산책] (5) ‘범죄도시’ 시리즈
- 윤세민 /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시인, 평론가, 예술감독

한국 범죄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이뤄내고 있는 ‘범죄도시’ 시리즈. 2017년 10월 <범죄도시1>(관객동원 688만명), 2022년 5월 <범죄도시2>(관객동원 1,269만명)에 이어 2023년 6월 현재의 <범죄도시3>이 상영중이다. <범죄도시3> 역시 폭발적 흥행몰이 속에 6월 27일 현재 누적관객수 973만 2,314명을 기록하며 다음주는 손쉽게 1천만 관객을 넘어설 것이다.

범죄액션 장르 영화는 주로 범죄와 폭력을 다루면서 등장인물의 육체적 움직임을 이용한 활약을 보여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 장르의 대부분 영화는 정의가 악을 무찔러 사건을 해결하는 ‘권선징악 문법’을 갖는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역시 이 범죄액션 영화 장르의 정체성과 문법에 충실하다.

그렇다면 어떤 특별함이 이 ‘범죄도시’ 시리즈가 한국 범죄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이루게 한 것일까? 그 특별함을 추적해 보자.

 

 

평범한 스토리텔링을 특별한 소재와 인물로 비범케

우선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살펴보자.

<범죄도시1>은 2004년 서울특별시 구로구 가리봉동의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조선족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다.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기존 조직들을 장악하고 가장 강력한 세력인 춘식이파 보스 ‘황사장(조재윤 분)’까지 제거하며 도시 일대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신흥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 ‘장첸(윤계상 분)’. 대한민국을 뒤흔든 장첸 일당을 잡기 위해 오직 주먹 한방으로 도시의 평화를 유지해 온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인간미 넘치는 리더 ‘전일만(최귀화 분)’ 반장이 이끄는 강력반은 나쁜 놈들을 한방에 쓸어버릴 소탕 작전을 세워 통쾌하고 화끈하고 살벌하게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다.

<범죄도시2>는 베트남과 대한민국을 오가며,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살인마를 때려잡는 이야기다. 가리봉동 흑룡파 소탕작전 후 4년 뒤,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괴물형사 ‘마석도’와 ‘전일만’ 반장은 베트남 현지 용의자에게서 수상함을 느끼고, 그의 뒤에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강해상’(손석구)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역대급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한다. 나쁜 놈들 잡는 데 국경은 없다. 통쾌하고 화끈한 범죄 소탕 작전이 다시 펼쳐진다.

<범죄도시3>는 신종 마약 사건을 배경으로 마약 사건의 악랄한 배후인 악질 형사와 일본도를 휘두르는 야쿠자 조직원까지 때려잡는 이야기다.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는 서울 광수대로 발탁돼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한다. 사건 조사 중, 신종 마약 사건이 연루되었음을 알게 되고 수사를 확대한다. 한편, 마약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은 계속해서 판을 키워가고, 마약을 유통하던 일본 조직과 해결사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까지 한국에 들어오며 사건의 규모는 점점 더 커져간다. 역시 나쁜 놈들 잡는 데 이유 없고 제한 없다. 커진 판도 시원하게 싹 쓸어버린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은 ‘마석도’

이상에서 보듯,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갖는 건 아니다. 역시 범죄액션 영화 장르의 정체성과 문법에 충실할 뿐이다. 다만, 소재와 인물의 특별함이 평범한 스토리텔링에 비범을 더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중국, 베트남, 일본의 조직 폭력배가 등장한다. 그에 걸맞는 새로운 캐릭터의 빌런이 등장한다. 1편의 장첸, 2편의 강해상은 예상치 못한 특별한 캐릭터를 창출했고 또 소화해냈다. 그만큼 악당 빌런으로서의 연기가 특별하기까지 했다. 그에 비해 3편의 주성철은 ‘내부의 적’으로 특이하긴 했지만, 1편과 2편만큼의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뭐니 뭐니 해도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은 ‘마석도’다.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는 그 무지막지한 피지컬과 괴력으로 잔인무도한 나쁜 놈들을 그야말로 통쾌하게 때려잡는다. 아무리 큰 위기와 반전에 처해도 걱정이 안 된다. 믿고 본다. 결말을 익히 예상하면서도 우리의 주인공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에 빠지게 된다.

물론, ‘범죄도시’ 시리즈에도 범죄액션 장르답게 폭력성과 공포성, 잔혹성 등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 불식하고 맘 편히 보게 하는 것이, 이 시리즈만의 특별한 유머 장면과 대사들이다.

1편 - 마석도: 다 쌌냐? 야, 휴지를 이렇게 많이 쓰면 어떡하냐, 세금도 안 내는 새끼가. 장첸: 혼자야? 마석도: 어, 아직 싱글이야. 마석도: 그 비행기표 어떡하냐? 오늘 못 갈거 같은데.

2편 - 강해상: 돈 필요해? 어떻게 좀 나눠 줘? 마석도: 하, 참... 강해상: 5대 5로 나눌까? 마석도: 누가 5야? 강해상: ...? 마석도: 넌 안 되겠어. 넌 그냥 좀 맞아야 돼. 맞다가 죽을 거 같으면, 그럼... 벨 눌러. 내리게 해 줄게.

3편 - 마석도: 경찰이 뭐야? 민중의 몽둥이 아니야? 장태수: 지팡이를 어떻게 몽둥이로 만드냐 넌? / 주성철: 야 마석도. 나랑 거래 하나 하자. 마석도: 야, 5대5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 어차피 내가 5잖아? 마석도: 갈비뼈 부러졌냐? 난 온몸이 아파...

 

마석도의 캐릭터와 액션은 믿고 보는 재미

‘범죄도시’ 시리즈는 대한민국 범죄액션 영화의 새로운 진화이자 ‘현실 히어로’ 장르를 새롭게 개척했다. 전 국민의 애정을 불러일으킨 캐릭터의 탄생은 물론 캐릭터 자체가 장르가 된 마석도식 액션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아우르는 중심 키워드다.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 마석도의 캐릭터와 액션은 무조건 재밌다. 믿고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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