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저수지~농수로 따라, 포도밭 지나 외포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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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저수지~농수로 따라, 포도밭 지나 외포항까지
  • 장정구
  • 승인 2023.07.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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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구의 인천 하천이야기] (63) 강화 인산천

 

강화여객터미널 앞에서 찬우물고개로 이어지는 도로가 강화 중앙로이다. 찬우물고개를 넘은 중앙로는 안양대 강화캠퍼스 앞, 인산저수지 옆을 지나 외포리까지 이어진다. 인산저수지 바로 아래에서 양도면으로 향하는 강화서로가 갈라진다.
인산저수지의 한 펜션 앞, 한여름이지만 시원하다. 특히 소나무 4그루, 상수리나무 5그루가 만든 그늘 아래에 있으면 저멀리 바다에서 논과 저수지를 지나 불어온 바람이 상쾌하다.

사단법인 한국낚시업중앙회 강화군지역회, 매점의 간판이 이색적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인산저수지는 낚시터로 제법 유명한 듯하다. 저수지 수변으로 배 모양과 집 모양의 낚시 좌대들이 늘어서 있다. 닻이 있어 고개를 들어보니 배 모양의 펜션이다.

 

인산저수지 옆 나무그늘에 서면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인산저수지 옆 나무그늘에 서면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말라리아를 예방합시다’
저수지 옆 노란색의 강화군보건소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모기에 물리면 말라리아에 걸릴 수 있으니 밤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에는 외출이나 활동을 삼가라는 내용이다. 맞다. 강화는 말라리아 위험지역이다. 매년 여름이 되면 강화군은 말라리아 감염병은 확실한 예방백신이 없다며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모기의 흡혈시간에 야외활동 자제와 외출 시 긴 옷 착용 등 피부 노출 최소화와 기피제 사용과 방충망 정비를 당부한다. 장마가 물러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모기의 활동기이다. 기후변화로 말라리아 출현이나 활동이 더 많아질 텐데 걱정이다.

 

저수지 바로 아래 하천에는 풀숲이 무성하다.

 

인산저수지에서 시작되는 인산천도 기본적으로 농수로다. 따갑고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들녘, 초록 물결이 가득하다. 저수지 아래 하천에는 한 길의 갈대가 빼곡하다. 풀숲은 우거지고 여름은 익어간다. 하천 양옆 과거 논이었을 곳이 지금은 포도밭이다. 저만치 비닐하우스도 가까이 가보니 주렁주렁 달린 흰색 봉지에 포도 그림이 선명하다. 포도밭을 지나 벼 포기가 무럭무럭 자라는 논이 시작된다. 이 지점부터는 하천 풀숲은 갈대가 아닌 줄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줄이 자취를 감추고 외래식물인 족제비싸리가 무성하다.

금새 풍경이 또 바뀐다. 풀이 가득하던 하천은 온데간데 없고 농업용수 가득한, 길쭉한 저수지 형 하천이다. 하천둑방길 양쪽에서 자라는 콩, 짜투리 논둑까지 활용하며 말끔하게 김매기한 농부와 아낙이 정겹다. 논은 아래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벼포기가 빼곡하다. 서쪽 저 멀리 다리가 보인다. 석모대교다. 바다가 지척이다.

 

인산천과 삼흥천이 만난 수로는 민물고기들의 천국이다.
인산천과 삼흥천이 만난 수로는 민물고기들의 천국이다.

 

삼흥천으로 흘러드는 곳에 이르자 북쪽으로 혈구산에서 퇴모산까지 이어지는 산 아래까지 들녘이 넓다. 따가운 햇볕 탓인지 한 무리 흰뺨검둥오리들이 논두렁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물속에서는 가마우지 두 마리가 머리만 내밀고 있다. 불청객을 보자 아래로 아래로 속도를 내더니 물을 박차고 날아오른다. 물 건너 버드나무 아래 도로에는 누군가 꼬리를 까딱까딱한다. 할미새다. 벌레를 한입 가득 물었다. 7월초면, 곧 둥지를 떠날 아기새를 먹이느라 어미새는 더욱 바쁘다.

“주로 붕어나 메기에요. 가끔 빠가사리도 나오고요”, “민물의 그 빠가사리요?”
인산양수장을 지나면서부터 물길 옆 도로를 걷자니 풀숲을 헤치며 길 내는 게 일이다. 해안서로로 이어지는 다리 위에 올라서자 아까시나무 그늘 아래 승용차가 여럿이다. 혹시나 하고 다리 밑에 내려가니 수로에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이 여럿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강태공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매운탕은 메기와 빠가사리 매운탕이 최고란다. 어렸을 적 소양강 지류에서 메기와 빠가사리 잡던 일이 떠오른다.

 

다리가 놓인 후 외포리 앞바다는 조용하다
다리가 놓인 후 외포리 앞바다는 조용하다


해안서로에 나오자 석모대교가 더욱 가깝다. 오른쪽으로 외포리다. 예전에는 외포리에서 석모도뿐 아니라 서도면의 볼음도와 주문도, 아차도 가는 배가 출발했다. 석모대교가 놓인 후 서도면 가는 배는 후포항 옆 선수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외포리의 여객선부두는 젓갈수산시장 오른쪽 이었다가 해경파출소 옆으로 옮겼었다. 여객선이 사라진 외포리는 왠지 쓸쓸하다.

‘고려 삼별초의 호국정신 계승발전을 위해 1989년 5월 2일 자매결연을 맺은지 16주년을 맞아 군민의 마음이 담긴 강화군-진도군-북제주군의 상징물을 삼별초군의 원정길인 3개군에 설치하고 뜻을 기리기로 함’
외포횟집 옆으로 해안을 따라 망양돈대 아래에 이르면 진돗개 한 마리와 돌하르방 두 개가 서 있다. 석모수로의 잿빛 물은 오늘도 하루 두 번 바다로 향하다 거슬러오르다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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