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공천, 국회의원에게 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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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공천, 국회의원에게 물으니…
  • 이병기
  • 승인 2010.03.0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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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과 입장 제각각, '경선'은 기본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록현황을 찾아볼 수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취재: 이병기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일 현재 인천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로 미등록인 강화군, 옹진군을 제외하고 8개 구에서 26명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을 미루고 있는 현 기초단체장과 추가 등록 인원까지 고려하면 6.2 지방선거에 앞서 치열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초단체장이라는 목표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1차로 건너야 할 강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중이다. 물론 각 정당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천 심사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국회의원의 '줄'을 무시할 수 없다.

6.2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기초단체장 공천과 관련해 인천시 국회의원들은 어떤 기준과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인천에 지역구를 둔 12명의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압축하고 경선을 통해 공천을 진행하되, 일부 의원들은 공심위 보다는 자신의 의견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인천은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구 국회의원이 갑·을로 나뉜 곳이 많아 두 군데 모두 같은 당일 경우 국회의원들 간의 진통이 예상된다.

갑·을 나뉜 남동구, 이윤성-조전혁 갈등 예고


기초단체장 공천 관련 인천지역 국회의원 입장

그 중에서도 지금부터 갈등의 조짐이 보이는 곳이 윤태진 구청장이 시장 출사표를 던진 남동구다. 남동구는 4선의 이윤성(갑) 국회부의장과 초선의 조전혁 의원 지역구로 모두 한나라당이다. 

조전혁 의원 측은 "우리는 이미 시의원 한 명을 구청장 후보로 보고 있다"며 "'갑'에서도 두 명이 출마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 측은 "'남동구청장은 한나라당이 돼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좋은 상품을 내놔야 한다"며 "갑과 을을 나누면 안 되지만, 갑의 후보가 10년 동안 구청장을 했으니 명분상 이번에는 '상품이 좋다면 우리 쪽으로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윤성 의원 측은 "내가 봐서는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며 "남동구 갑과 을이 협의 추대로 10년을 했다면 '오래 했구나' 하겠지만, 2006년에는 구청장 후보를 경선했다"고 협의 추대 불가 의지를 내비쳤다.

이 의원측은 "을과 단일화 합의를 하면 다행이지만, 정치 생리상 쉽지 않다"며 "지구당 위원장이 의견은 내지만, 경선은 시당 공심위에서 하기 때문에 대개 여론조사 등을 해보고 어떻게 판단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측 관계자에 따르면 공천과 관련해 아직까지 의원 간 의견 조율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의 경우 한나라당의 홍일표(갑) 의원과 윤상현(을) 의원 모두 말을 아끼는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 측은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하겠다"며 "경선도 가능하다"고 밝혔고, 홍일표 의원측은 기자에게 질문 취지를 물어보고는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양 의원은 모두 18대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갑 을이 민주당 국회의원인 계양구의 경우 아직까지 뚜렷한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재선인 신학용(갑) 의원 비서관은 공천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6.2 지방선거와 관련해 공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3선의 송영길 의원 측은 대답하지 않았다.

민주 부평구청장 예비후보 벌써 5명

부평구 갑·을은 한나라당 조진형(갑, 3선) 의원과 민주당 홍영표(을, 초선) 의원으로 나눠져 각 정당 내에서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록 첫 날 5명의 후보가 등록하면서 파란이 예상된다. 홍영표 의원측은 "이미 지역에서 5명 이상이 준비하고 있어 지금은 호불호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다만 한나라당이 8년째 구청장을 독점하고 있어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후보의 기준이 이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는 3월 중순 이후 민주당 인천시당 공심위에서 1차로 후보를 압축해 배수를 줄일 예정이다"며 "이후 2~3명 정도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진형 의원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서구·강화군은 갑·을이 한나라당 의원이지만, 지역구가 나뉘어 갈등은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초선의 이학재(갑) 의원 측은 "중앙당에서 공천 기준이 나오면 그에 따라 공정하게 후보자를 결정할 것이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경선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 측은 "그러나 전적으로 (공심위를) 따른다기 보다는 지역을 발전시키고 당선 가능성의 기준을 두고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며 "지역 이해도나 개인적 의견을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공천 심사기준에 의해 상대를 비교하다 보면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경선보다는 의원의 심중에 무게를 뒀다.

이경재(을, 4선)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부정부패가 없고 당에 충성심을 가진 인물이 공천될 것이다"라며 "여론을 보면 뚜렷한 사람이 나오는데, 특정 인물이 부각되지 않으면 단일 공천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역은 다른 후보에 비해 (공천 가능성이)높기 마련이다"며 "그러나 도전자가 (현역과)큰 차이가 없다면 경선한 적도 있다"고 말해 현 안덕수 강화군수의 공천에 무게를 뒀다.

황우여(한나라당, 4선) 의원의 단일 지역구인 연수구는 올해도 어김없이 경선을 통해 공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 측은 "지방선거에서는 항상 경선을 했고, 올해도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칙적으로 작은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취지로 당원 선거를 통한 공천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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