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알아야 할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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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알아야 할 2가지
  • 최원영
  • 승인 2023.09.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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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21화

 

 

지난주 우리는 링겔만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독일 심리학자 링겔만은 줄다리기에서 집단에 속한 개인의 공헌도를 측정했는데,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집단의 힘도 커져야 함에도, 실제로는 오히려 작아졌습니다. 예컨대 한 명씩이 참여하면 자신이 가진 100%의 힘을 발휘하지만, 두 명일 때는 자신이 가진 힘의 93%만 사용했고, 3명이 참여할 때는 85%, 4명일 때는 고작 49%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글의 끝부분에서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링겔만 효과에서 극복할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오늘 영상에서 알아보겠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먼저 ‘제노비스 신드롬’이라는 심리학적 발견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964년 3월 14일 뉴욕의 퀸스지역에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로렌 슬레이터가 쓴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에 이 사건이 자세히 분석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 앞에서 살펴본 링겔만 효과가 밝히고 있는 인간의 심리상태를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겁니다.

3월 14일, 춥고 축축한 새벽이었다.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자신이 지배인으로 일하던 술집에서 야간 당번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28세인 그녀가 혼자 사는 자신의 아파트 옆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 나왔을 때가 새벽 3시였다. 그때 그녀는 덩치가 큰 한 남자를 보았다. 빨리 방향을 틀어 도로 구석에 있는 경찰호출 상자로 향했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기 전에 윈스턴 모즐리라는 그 남자가 휘두른 칼에 등이 찔렸다.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이 남자가 칼로 날 찔렀어요. 도와주세요!”

이 소리에 동네 사람들 집에는 하나둘 불이 켜졌습니다. 범인은 도망쳤고요. 그녀는 피를 흘리면서 어느 집 현관문 앞에 가서 드러눕습니다. 그러자 아파트 불빛은 꺼지기 시작했고 거리는 조용해졌습니다. 차로 달아나던 범인은 거리가 조용해지고 창문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다시 그녀를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난도질했습니다. 여성은 다시 도와달라고 외쳤습니다. 아파트에 다시 불이 켜졌지만 이내 꺼졌습니다. 범인은 잠시 자리를 떠났지만, 불이 꺼지자 다시 와서 범행했습니다.

이 살인사건은 새벽 3시 15분에서 50분까지 약 35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벌어졌습니다. 물론 여성이 도움을 청하는 비명 소리에 중간중간 범행이 끊겼지만요. 이 사건을 창문을 통해 목격한 사람은 무려 38명이었고,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것도 그녀가 목숨을 잃은 후에 전화를 걸었던 겁니다.

뉴욕타임스에서 이 사건 목격자들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연속적으로 보도하자 온 나라가 도덕성 문제로 들썩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목격자이었는데도 왜 아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의구심에 많은 학자들이 연구에 나섰습니다.

‘제노비스 신드롬’이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이 실험결과는 ‘책임감 분산’이나 ‘방관자효과’라고도 불립니다.

누더기를 걸친 한 남자가 길거리에 쓰러져있습니다. 심장마비일까? 넘어진 걸까? 술에 취한 걸까? 혹시 그가 도움을 원치 않는 것은 아닐까? 만약 도와주려고 하다가 그가 소리치는 바람에 망신당하지는 않을까?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을 의심한다고 합니다.

책을 쓴 로렌 슬레이터 교수는 이 연구에 덧붙여 이렇게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남을 돕지 않는 것은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다른 구경꾼들의 존재 때문이다. 하지만 도움이 정작 필요한 사람이 우리 자신이라면 어떻게 되는가?”

제노비스 신드롬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방관자일 뿐이라는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사람들이 집단의 일원이 되었을 때는 자신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링겔만 효과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이기적이라면 도대체 이를 극복할 지혜는 없는 것일까요? 부잣집 딸이든 가난한 선비네 딸이든 아버지의 치수에 맞게 잘라드릴 수는 없었을까요?

류혜인 선생의 《왜 아무도 성냥팔이 소녀를 도와주지 않았을까》에는 링겔만 효과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가난한 선비네 세 딸의 사례를 듭니다. 선비의 옷이 짧아지긴 했지만 세 딸의 태도에서 첫 번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일은 내가 아니면 안 돼!’라는 주인의식이 그것입니다. 이런 주인의식으로 다른 일을 할 때도 그 일이 내 일이라고 여기고, 각자 최선을 다하면 효과가 배가된다는 겁니다.

이것을 ‘시너지효과’라고 부릅니다. 즉, 시너지 효과는 링겔만 효과의 반대인 셈입니다. 이 시너지효과는 단순히 사람들이 많다고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나 하나쯤이야’로 생각하지 말고 ‘이 일은 내 일이야’라고 생각을 바꿀 때만이 시너지효과가 난다는 겁니다.

두 번째 조치로는 집단 속에서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정해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첫째야, 너는 바느질을 잘 하니까 아빠 옷 한 뼘만 줄여다오.”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옷이 짧아질 리가 없겠지요.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특정한 사람에게 명확히 전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지요.

이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의식을 갖는 시너지 효과와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는 특정한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지혜가 링겔만 효과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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