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세상을 향한 놀이판 한마당...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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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세상을 향한 놀이판 한마당...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
  • 채이현 기자
  • 승인 2023.12.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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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서사와 최첨단 디지털 기술 융합한 새로운 사극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15, 16일 이틀 간 공연

 

8일(금) 인천 중구 칠통마당에서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오는 15일(금) 오후 7시, 16일(토) 오후 2시, 두 차례 공연된다. 전석 2만원이고,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한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대본공모 당선작인 하우(본명 신광수)작가의 원작을 ‘극단 집현’이 연극으로 제작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1980년 인천에서 창단해 44주년을 맞은 집현은 ‘제의와 놀이’라는 주제의식을 중심으로 한국적인 연극을 추구하며, 25개국 35개 도시의 순회공연 등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는 18세기 조선 영조 시대의 실존인물인 광대 달문(達文, 다른 이름 ‘광문’)을 모티브로 한 창작극이다. 달문은 거지 출신의 예인(藝人)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은 최고의 스타였다.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에도 등장한다.

당대 사람들이 꼽은 역대 최고의 추남(醜男)이면서도 독보적 기예와 재담을 선보여 가는 곳마다 사람을 끌어 모았고, 지배계층의 부패와 착취 등 모순을 고발했다고 전해진다. 천한 신분이지만 ‘인의예지신’을 갖춘 인물로 여겨졌고, 한 때 역모에 휘말려 귀향을 가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만인의 사랑을 뒤로 하고 50세 이후 자취를 감췄다.

매력적인 실존 인물을 다룬 연극이니 주인공 달문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보통의 전개다. 이 지점에서 작품은 흥미로운 구성을 던진다. 바로 극에는 달문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연로한 전기수(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던 낭독가) 태암이 나선다. 태암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달문은 일종의 상징이다. 사람 위에 사람이 없는 세상, 착취가 없는 세상을 마음에 품은 사람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공연 장면 일부 (사진=인천in)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공연 장면 일부 (사진=인천in)

 

달문이 직접 등장하지 않음으로써 영웅의 이념은 무한하게 팽창하고 확장된다. 달문과 함께 스스로 부조리를 혁파해 이상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던 백성들의 자각, 열망, 주체성에 비로소 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주제의식과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표현·전달하기 위해 달문 연구자인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김정섭 교수를 예술감독으로 초빙해 극의 서사와 캐릭터 등을 정교화했다.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는 보고 듣고 즐기는 연극이다. 맛깔스러운 대사, 스토리, 춤, 노래, 기예와 함께 최첨단 인터렉티브 비주얼 아트 및 AI 기술을 도입한 영상이 입체적이고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권순창 화백의 수묵화가 3D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용과 나비 등이 연기하는 배우와 상응해 움직이면서 가상과 현실의 공동 공연이라는 무대 퍼포먼스다. 이탈리아 출신 영상전문가 미켈레 눈노(Michele Nunno)의 예술적 역량이 더해진 결과다. 배우들의 합창으로 고조되는 감정과 고증을 기본으로 현대성을 가미한 민중·궁중·기생·광대 복식도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 요소다.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공연 장면 일부 (사진=인천in)

 

이상희 연출가는 “연극은 종합예술이고, 배우는 예인으로서의 광대다. 한국의 전통연희가 가지고 있는 융합성과 창의성을 현대화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번에는 그간의 문제의식 위에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비주얼 아트를 더하는 실험을 했고,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태암 역을 맡은 이태훈 배우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 구체적인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어릴 적 학교 운동장에 그림을 그려가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분이 떠올랐다. 그 때 받은 느낌을 살려보려 노력했고, 무대에 서기 직전까지 연습하겠다.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생 채령 역을 맡은 유희리 배우는 “채령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 앞에서만 검무(劍舞)를 추는, 굳은 소신과 절개를 가진 인물이다. 달문과의 사랑은 물론 대동 세상을 향한  열정, 좌절, 결단, 재회의 희망으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잘 표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총기획을 맡은 극단 집현의 최경희 대표는 “한마디로 끝내주는 작품이다. 스탭들과 배우들의 합 모두가 좋았다. 이 작품이 인천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가길 기원해본다.”며 인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예매는 인터파크티켓(http://tickets.interpark.com)에서 할 수 있다.

부평구민(본인) 30% 할인, 꽃청춘(1999~2004년 출생자/본인) 30% 할인, 다자녀(가족구성원만)50%, 경로(만 65세이상/본인) 50%, 장애인복지카드(1인2매) 50%, 생계급여및의료수급자(세대원포함) 50%, 청소년(2005~2010년 출생자/본인) 50% 할이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다.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 제작진 및 배우 (사진=인천in)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 제작진 및 배우 (사진=인천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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