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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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3가지 조건
  • 최원영
  • 승인 2024.0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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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41화

 

 

방송작가인 송정림 작가의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에는 서른두 살에 수혈하다가 에이즈에 감염된 자디아 에큰다요라는 여성이 긴 투병 생활 끝에 남긴 글이 실려 있습니다. 건강한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는 귀한 글이라 오늘 전해드립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내 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게 해줄 사람

내가 읽어주는 시와 짧은 글들을 들어줄 사람

내 숨결을 냄새 맡고 내게 얘기해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함께 잠을 잘 사람

나를 두 팔로 껴안고 이불을 잡아당겨 줄 사람

등을 문질러주고 얼굴에 입 맞춰 줄 사람

잘 자라는 인사와 잘 잤냐는 인사를 나눌 사람

아침에 내 꿈에 대해 묻고,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해 줄 사람

내 이마를 만지고 내 다리를 휘감아 줄 사람

편안한 잠 끝에 나를 깨워줄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사람

 

이 글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감회를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희망보다 절망 쪽에 서 있을 때, 인생의 추위에 어깨가 움츠러들 때 그리운 것은 역시 사람의 온기가 아닐까. 생각만 해도 마음이 환해지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아무리 고달픈 현실이 있어도 지금 이 순간,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기쁜 일이 아닌가.”

아파보면 압니다. 곁에 있는 이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망해보면 압니다. 자신을 가장 아낀 사람이 누구였는지를요. 내가 잘 나갈 때는 밀물처럼 나에게 다가오던 수많은 사람들 모두가 나를 사랑하고 존경해서 다가온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끈 떨어지고 나면 썰물처럼 사라지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절망하는 것이 삶입니다. 그러나 썰물처럼 빠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때 압니다. 누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프레데릭 르누아르는 《행복을 철학하다》에서 ‘사랑은 공유되어야만 우리 스스로가 활짝 피어날 수 있다.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정체성과 상호성에 한 가지를 더 보태고자 한다. 바로 이타성이다’고 했다.”

행복한 삶이 되려면 사랑이 있어야 하고, 사랑에는 무엇이 있어야 서로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철학자의 고뇌가 묻어나는 글입니다.

사랑을 나누려면 각자가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창조하기 위해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정체성입니다.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자신만의 역량과 재능이 정체성이란 것이지요.

두 번째 요소는 ‘상호성’입니다. 첫째 요소인 역량과 재능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인 너와 내가 서로의 그것을 나누는 것이 상호성입니다. 상호성이 제대로 꽃을 피우려면 자신의 재능을 나눌 때 교만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나누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자존심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세 번째 요소인 ‘이타성’이 필요합니다. 나의 재능이 ‘나’만을 위한 이기심을 채우는 수단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너’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 이것이 온전한 사랑이고, 이런 사랑을 주고받을 때 너와 나 모두가 행복할 겁니다.

나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정체성), 겸손한 태도로 상대를 대하며(상호성), 그 행위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타성), 이것이 온전한 사랑을 나누는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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