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착한 임대료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천시가 정작 시 소유 공공상가 임대료 인하에는 미온적이어서 입주 상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입주 상인들은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공공상가 임대료 인하 정책을 내놓고 있는 데도 인천시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인천지역 13개 지하도상가 3천300여 개 점포 상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공용관리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각 지하도상가 법인 관리사무소에 월 11~12만원 수준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

시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됨에 따라 면적에 따라 점포 별로 월 3만~5만원의 관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임대료 납부 기한도 8월까지 일괄 연장했다.

하지만 상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책인 임대료 인하 등 추가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

반면 서울시와 부산시, 제주도 등 타 지자체는 공공상가 임대료 인하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공유 재산으로 보유한 지하도와 월드컵 경기장, 고척돔 등의 상가와 투자·출연기관이 보유한 지하철역 상가, 임대아파트 상가 등의 9천106개 점포 임대료를 6개월 간 50% 씩 감면해 주기로 했다.

부산시도 지하도상가 3천800여개 점포에 대해 3개월 간 임대료 절반을 감면한다. 이미 중앙지하도 상가 임대료를 30% 감면하고 있는 제주도는 여기에 20%를 더해 50%까지 감면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성남시도 중앙지하상가에 입점한 508개 점포의 임대료를 6개월간 60% 인하해 주기로 했다. 모란민속5일장 555개 점포는 66%, 하대원공설시장 70개 점포는 77%까지 임대료를 감면한다.

인천시와 달리 시 출자·출연기관들은 시설 내 입주한 중·소상공인들의 임대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연수·선학·청학임대아파트 상가의 77개 점포는 이달부터 6월까지 임대료를 매월 35% 감면받는다.

인천테크노파크는 법인 소유인 미추홀타워, 갯벌타워, IT센터 등에 입점한 편의시설 13곳의 3개월 임대료를 40% 낮추기로 했다.

부평지하도상가의 한 상인은 “상인들에게는 장사가 안되도 꼬박 꼬박 내야 하는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인천시가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개정 절차와 시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공공상가의 임대료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현재 재산 가액의 5% 수준인 임대료를 최저 1%까지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공유재산법 시행령을 개정해 4월1일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라서 다음달에나 인천시 공공상가 임대료 인하 계획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공유재산법 개정 일정과 시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공유재산 임대료 감경기준이 정해질 것"이라며 "4월 열릴 공유재산심의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할 예정이라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성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