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서울9호선 공항철도 직결 사업 - 사업주체 서울시는 인천시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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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서울9호선 공항철도 직결 사업 - 사업주체 서울시는 인천시 탓만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10.2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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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미사용 차량구입 예산 222억 환수... 2023년 운행 개시 물건너가
서울시는 비용 분담 요구하며 인천시에 사업지연 책임 전가
인천시는 사업 주체 아니라 비용분담 책임없다며 서울시에 맞대응
서울지하철 9호선 공항철도 연장 노선도. 직결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국제공항(2터미널)역에서 서울 보훈병원역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를 직결하는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가 국토부로부터 교부받은 차량 구입비 222억원이 장기 미사용으로 반납될 예정이라 당초 목표로 했던 2023년 운행 개시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언론 등을 통해 사업 지연의 원인을 인천시에 전가하고 있어 인천시가 “해당 문제는 서울시와 국토부의 잘못된 행정 탓”이라며 대응하고 나섰다.

2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지난 2018년 서울 9호선과 인천 공항철도의 직결노선 차량 구입비 명목으로 서울시에 교부한 국비 예산 222억원이 2년간 사용되지 않아 국고로 환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직결 노선에 필요한 차량(6량 8편성) 발주 및 제작에만 40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확보됐던 예산이 환수됨에 따라 당초 목표했던 2023년 운행 개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해당 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두 노선이 겹쳐지는 김포공항역 인근 궤도 연결 공사는 이미 마쳤고, 남은 것은 전기 공급 방식이 다른 두 노선을 동시에 달릴 수 있는 차량 제작(556억원) 및 시스템·차량기지 구축(401억원) 등 뿐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잔여 사업 비용 분담률도 40대 60으로 합의했다. 국토부는 이에 앞서 2018년에는 8편성 중 국토부 부담을 뺀 나머지 4편성에 대한 차량 구입비 222억원을 미리 교부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잔여 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가 잔여 사업비 분담 문제에 인천시를 끌어들여 사업 시행을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이 지자체간 경계를 넘는 사업이며, 인천 주민들도 혜택을 받는 만큼 수요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인천시가 시스템·차량기지 구축 등에 소요되는 비용의 약 10%(40억원)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인천시를 끌어들이자 해당 사업의 지연 이유가 두 지자체간의 의견 대립 때문인 것으로 굳어졌다. 실제로 지난 7월 국토부도 ‘양 지자체간 사업비 분담방안에 대한 이견이 지속되며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 열차 

이에대해 인천시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 철도과 관계자는 “서울시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인천시가 비용 분담에 반대하고 있어 노선직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황당하다”며 “서울시는 비용분담과 관련된 공문조차 단 한번도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토부와의 비용 분담 협의 전후로 계속해서 국비 증액을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자 지난해 말 비공식 회의에 인천시를 불러들였고, 이 자리서 지자체간 비용 분담 방안을 처음 언급했다.

관계자는 “당시 시는 해당 사업의 건설 및 운영 주체가 아니며, 법적으로도 분담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며 “국토부와 서울시도 법령 상 인천시가 해당 사업에 관여해 비용 분담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요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남춘 시장이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서울시가 계속해서 사업을 지연시킬테니 우리 시가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는 의미였다"며 "해당 사업은 박 시장이 취임하기 전인 20년 전부터 국토부와 서울시 양 주체간의 행정 절차가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수행할 의지가 있다면 인천시를 에둘러 탓하지 말고 인천시가 분담에 참여해야 하는 구체적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혀주길 바란다”며 “이제 인천시는 서울시가 조속한 사업 시행에 나서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하철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를 직결하는 사업은 서울9호선을 공항철도 철로로 인천공항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인천공항역에서 공항철도 열차를 타서 서울9호선으로 갈아타려면 김포공항역에서 환승해야 하나 두 노선이 직결되면 곧바로 인천공항역에서 9호선을 타고 서울 강남·강동으로 갈 수 있다.

두 노선이 직결되면 서울9호선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직행으로 갈 수 있는 데다가 8편성이 추가돼 9호선의 혼잡도도 다소 낮아지게 된다.

인천 서북부 지역인 청라와 검단, 검암, 계양 주민들도 공항철도 노선 역에서 서울9호선을 타고 곧바로 강남·강동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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