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농사로 소통하는 청년공동체 '푸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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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농사로 소통하는 청년공동체 '푸새밭'
  • 정혜진
  • 승인 2020.11.18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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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탐험기]
(21) 청년들의 도시농부 이야기 - 정혜진 / 마을교육 공동체 ‘파랑새’ 대표

마을을 탐험하다 보면 다양한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푸새밭 공동체가 그러했다. 작년에 도시의 청년들이 먹거리에 대한 문제점을 가지고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안8동 도시농업지원센터 텃밭을 주 무대로 인하대, 인천대 및 미추홀구 일대 청년들의 이야기였다. 미추홀구에는 어떤 청년들이 살고 어떤 청년 공동체가 있을까, 궁금해 하던 차였다. 무엇보다 그들이 내건 '젊은 농부'라는 테마가 신선했다. 인천에 살고 있으며 농부의 모습을 닮고, 농부처럼 살고 싶은 청년 '임농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임진실 대표와 11답을 나누며 푸새밭 공동체를 소개한다.

 

요리 대회를 참여하고 있는 푸새밭
요리 대회를 참여하고 있는 '푸새밭'

 

Q: 먼저 단체 소개 부탁합니다.
푸새밭은 2019년 도시에서 텃밭농사를 짓던 청년 2~3명이 텃밭을 매개로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시작했어요. “우리 지역 청년들 다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고 인천에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을 별로 없는 듯 하여 그렇다면 우리가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모임을 기획했습니다.   
푸새밭은 순 우리말로 ‘풀이 가득차 있는 밭’을 뜻해요. 처음에는 순우리말로 된 밭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정했지만 지금은 이름을 따라간 건지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띄는 화려함이나 크게 자극되는 무언가는 아니지만, 푸르른 풀처럼 것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해지고 점점 빠져드는 것이 우리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기본적으로는 청년들과 마을에서 직접 텃밭농사를 짓고, 수확한 농산물을 요리해서 함께 건강한 밥을 차려먹어요. 그리고 밥을 먹으면서 도란도란 청년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가볍게는 요즘 즐겨듣는 음악이 무엇인지,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부터, 진지하게는 인간관계 속에서 어려운 점, 최근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등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2019년에는 이야기 멘토(여행, 소비, 인간관계)를 섭외해서 사전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주제의 이야기 나눔을 집중적으로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멘토를 우리보다 나이가 있고 경험이 많으신 분들로 섭외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청년멘토와 함께 했습니다. 또 우리가 마을에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미추홀구도시농업지원센터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진행하는 텃밭축제나 요리대회에 참여해서 마을과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는 2년차를 맞아 미추홀구에 다른 청년 공동체와 네트워킹을 하여 좀 더 마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우리 모임을 넘어 더 큰 공동체로 확장되기를 바랬는데, 코로나로 무산돼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아요.

 

함께 심은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는 푸새밭 회원들
함께 심은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는 푸새밭 회원들

 

Q :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청년의 기준을 정하기가 어려워서 만20~39세 청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부터 시작해서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가장 많고, 신혼부부, 어린 아이와 함께 오는 청년도 있습니다. 온라인 멤버까지 하면 총 20, 핵심활동 멤버는 6~7명정도 활동하고 있어요.

 

Q : 어떤 목적을 추구하나요?

저희 대표 프로그램이 청년 쉼표 밥상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쉼표입니다. 청년들이 편하고 즐겁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래요.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지금 우리 사회는 굉장히 바쁘고 경쟁하는 사회잖아요. 특히 청년세대는 이런 사회 속에서 판단기준을 결과와 성과를 중심으로 삼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 프로그램 속의 새로운 경험들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있고 삶의 형태가 있다는 사실과 결과에 앞서서 과정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 아니라 행동과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요. 한마디로 청년들이 스스로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원래는 올해 게릴라 가드닝이나 1인가구 청년들에게 우리가 키운 농작물로 반찬을 만들어 나눔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모임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추진하지 못했어요.

대신 반찬나눔 대신 상추를 수확하여 마을주민에게 비대면으로 자율적으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나눔을 진행했어요. 청년 밥상은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없어서 찾아가는 청년,밥상을 기획해서 1~2명씩 따로 만나서 수확한 제철 농작물을 전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덕분인지 개인적으로는 더 많이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왼- 농사를 짓고 있는 푸새밭 회원, 중- 찾아가는 청년밥상, 우- 찾아가는 청년밥상 포스터
(좌) 농사를 짓고 있는 푸새밭 회원, (중) 찾아가는 청년밥상, (우) 찾아가는 청년밥상 포스터

 

Q : 활동 하시면서 보람됐던 점과 힘들거나 고민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처음 만났을 때는 낯설고 대면대면 했던 사람들이 점점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고민을 나누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때 보람을 느끼면서 공동체의 필요성도 크게 느꼈어요. 또 항상 요리가 기대했던 것 그 이상으로 나오는데 아직도 결과물을 볼 때마다 이게 우리가 차린 밥상이 맞는지 놀라곤 합니다.

저희 공동체가 형성 될 때부터 과연 이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어요. 안정적인 땅과 공간 확보도 문제지만 공동체가 지속하려면 청년들의 실질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어야 할텐데 생각했어요. 현재 우리 공동체가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청년들이 어떻게 해야 모임에서 주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펼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손님으로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인이 되고 주체가 돼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변할 수있을지 요새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Q: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과 지자체에 바라는 것은?

첫 번째는 올해 찾아가는 청년,밥상을 진행하면서 한 대학생 친구와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제철 채소 꾸러미를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친구가 항상 마트에서 채소를 사서 먹거나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꾸러미를 받으니 농부를 만난 것 같고 농부의 마음과 농사의 과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두 번째는 청년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한 청년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잊어버렸다고 말했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청년의 때가 청춘이고 좋은 시기라고 말하지만 지금 청년들이 처한 현실과 상황이 딱 위의 이야기였던 것 같아서 공감이 되면서 안타까웠어요.

인천에 빈집이나 자투리 공간 등이 있다면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청년들과 연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면서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을(지역화)과 공동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자립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올해 하지 못했던 청년 공동체 네트워킹을 내년에 제대로 시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야심차게 텃밭 옆에다 빗물저금통을 설치했습니다. 100L 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지만 지구를 위해 지속가능한 농사를 위해 빗물저금통 외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시도하고 싶습니다. 또 청년들이 도시농업을 좀 더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시농업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찾고 작지만 공동체를 이뤄가고 있는 것처럼, 그들도 텃밭에서 나도 몰랐던 또는 잊고 있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마을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이웃과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들으며 마을의 청년들의 문제가 현실감있게 다가 왔다.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공동체 활동을 하며 제일 만나기 어려운 계층이 청년이다.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청년활동을 하고 있는 임 대표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즐겁게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 갈 수 있도록, 청년들이 즐겁게 활동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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