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차익 수조원 ‘시티오씨엘’ 본궤도 - 토양오염 · 특혜 논란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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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차익 수조원 ‘시티오씨엘’ 본궤도 - 토양오염 · 특혜 논란은 여전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02.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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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학익지구 1블록 도시개발사업 다음달 첫 분양
개발차익 수조원 추산, 인천 역대 최대 개발차익 사업 전망
폐석회 자체 매립, 세대수 상향 등 끊이지 않았던 특혜 논란
오염 토양 처리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
옛 동앙화학 공장터였던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지구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옛 동앙화학 공장터였던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지구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자회사 DCRE(동양제철부동산개발)를 통해 시행하는 용현·학익지구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수조원의 개발 차익을 안겨주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전망이다.

용현·학익지구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다음달 3단지 첫 분양으로 본궤도에 오른다. 첫 분양되는 3단지는 지하4층·지상46층 8개동(오피스텔동 2개 동 포함)으로 아파트 977가구(전용면적 75~136㎡), 오피스텔 902실(27~84㎡) 등 총 1,879가구 규모다.

이 도시개발사업은 '시티오씨엘'이라는 이름으로 미추홀구 학익동 587-1번지 일원 154만6,747㎡에 총 1만3,000가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사업비 5조7,000억원이 투입되며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3인 가구 기준으로 볼 때 인구가 4만여 명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급 사업이다.

그런 만큼 개발차익도 막대하다. 관련업계는 OCI가 이 사업을 통해 수조원의 개발차익을 챙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부지의 환경오염 논란을 비롯해 허가 과정에서 불거졌던 특혜 의혹 등은 여전히 해소되고 않고 않다.

 

'시티오씨엘' 조성 조감도

■ 개발차익 수조원 - 인천 역대 최대 개발차익 사업

OCI는 이 사업을 통해 막대한 개발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수십년 간 소다회를 생산했던 공장터 일대에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는 것이어서 땅값 부담이 거의 없는 데다 세대 수가 1만3,000세대에 이르고 아파트 청약 열기도 전에 없이 뜨겁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국내 모 금융업체는 OCI가 공장부지 개발로 최소 2조2,000억원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OCI의 현재 시가총액인 2조8,023억원(2월23일 오후 4시 기준)에 육박하는 수치다. 해당 분석자료가 10여년 전의 것인 만큼 그동안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개발 차익은 이보다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는 사업 부지가 수십년 전 닦은 공장부지로 땅 값이 저렴하고 총 사업비가 5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데다 지난해부터 인천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른 점 등을 들어 개발차익 규모가 수조 원 단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개발차익은 지난 2000년대 초 남동구 논현동 옛 한국화학 공장터에 아파트단지(에코메트로)를 조성해 1조원 이상의 개발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한화의 개발 사례를 능가하는 것으로 신도시 개발 사례를 빼면 인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옛 동양제철화학 페석회 침전지 모습
옛 동양제철화학 페석회 침전지 모습

■ 분양 코앞이지만 부지 환경오염 논란 등 잡음 여전

막대한 개발차익이 예상되는 사업이 다음달 첫 분양으로 본궤도에 오르지만 환경오염 논란을 비롯해 허가 과정에서 불거졌던 특혜 의혹 등 갖가지 잡음은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다.

OCI는 1968년 해당 부지에 소다회 공장을 세우고 지난 40여년 간 막대한 양의 소다회를 생산해 성장한 기업이다. 사업부지에 있던 학익동 공장은 OCI가 무기화학, 석유석탄화학, 정밀화학, 단열재 등을 생산하는 굴지의 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 됐고, 현재 재계 서열 35위의 성과로 이어졌다.

반면 인천시민들은 소다회 생산 부산물인 폐석회로 인한 피해를 수십 년간 감내했다. 소다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석회 규모는 수백만톤에 달했다. 1997년까지 서해안 고속도로 인천 종점 인근 침전지 4곳에 쌓인 것 만도 320만t이나 됐다. 여기에 침출수로 인한 토양오염, 공장부지 일대의 녹지 공간 부족으로 인한 주거환경 훼손 등도 문제로 떠올랐다.

폐석회 처리문제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며 인천시와 남구(미추홀구), 시민위원회, OCI는 2003년과 2009년 지상(560만㎡)·지하(210만㎡)의 폐석회를 처리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협약서에 폐석회 처리 의무자를 땅 주인 DCRE가 아닌 기업분할로 토지를 매각한 OCI로 규정해 엉터리 협약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미추홀구는 협약 당사자를 미추홀구와 DCRE 2자 협의체로 변경해 시민들의 감독·감시 권한을 배제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동양화학 옛 공장 모습

■ 특혜 논란 속에서도 폐석회 매립지 공원조성은 하세월

수백만㎡ 규모의 폐석회를 인접 유수지에 매립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특혜 의혹 논란도 일었다. 당시 협약은 DCRE가 소유한 유수지에 폐석회를 매립해 처리하는 대신 그 자리에 2010년까지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영구 개방한다는 게 골자였다. DCRE는 이로 인해 수백억 원으로 추산되는 폐석회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었지만 2010년까지 조성키로 한 공원은 2024년까지 완공이 14년이나 연기된 상태다.

2016년에는 인천시가 DCRE에 용현·학익 도시개발계획 변경을 승인해 특혜시비가 일었다. 이 변경 승인으로 아파트 및 공동주택 가구수는 8,149가구에서 1만3,149가구로 5,000가구나 늘어나게 됐다. 이를 통해 DCRE는 아파트 물량을 늘리고 분양이 어려운 복합 상업시설 물량을 줄여 수익성을 대폭 높일 수 있게 됐다.

사업 부지의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DCRE는 2018년 토양정밀조사 과정에서 부지 전체가 아닌 1·2·3 공장부지만 조사를 벌여 논란이 일었고, 2019년에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부지 내 정화 원칙을 무시한 채 오염토양을 반출 처리하다가 지역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이후 감사원의 공익감사 결과 오얌토양의 반출 처리가 위법인 것으로 확인돼 허가기관인 미추홀구의 관련 공무원 3명이 징계 요구를 받았다.

사업부지 내 폐석회 조사 및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둘러싼 지역 환경단체와 DCRE의 대립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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