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법사위 거쳐 본회의 상정·통과 절차 남아
법률 제정되면 2026년 7월 1일부터 11개 군·구 체계
김교흥 행안위원장 "변수 없을 것, 직접 챙기겠다"
이제는 속도전이다. 인천 서구 검단과 중구 영종도를 자치구로 분구시키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이 국회 법률안 통과만 남겨두고 있다.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법률안 통과 여부에 가장 큰 변수는 시간이다.
□ 초반 속도전 성공, 이제 국회의 시간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제출된 '인천광역시 제물포구·영종구 및 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은 현재 숙려기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입법을 통해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20일의 숙려기간을 거쳐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 2달이 안 된 지난해 8월 31일 행정체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주민 의견수렴, 지방의회 동의, 정부 건의와 법률안 제출 절차를 모두 마쳤다.
정부에 공식 건의한 시점이 올해 6월 1일인 점을 고려하면 법률안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 법률안 제출에 소요된 기간은 5개월에 불과했다.
그만큼 정부도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신속한 추진에 공감한 것이라고 시는 보고 있다.
이 법안은 숙려기간이 끝나면 김교흥 의원(민주, 인천 서구갑)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다루게 된다.
법안심사를 담당하는 제1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 검토를 마치고 본회의에 회부된다.
다만 이 과정을 21대 국회 임기 안에 마쳐야 한다.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된 법안은 18대에서 1만3,913건, 19대 1만66건, 20대 1만5,256건이다.
□ 시민이 원하는 행정체제 개편
시는 1995년부터 유지돼 온 2군(郡)·8구(區) 체제를 행정 여건의 변화, 생활권 분리에 따른 주민 불편 해소, 미래 행정수요에 대한 선제 대응, 맞춤형 지역발전 기반 조성 등을 위해 2군·9구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 원도심과 동구를 제물포구로 통합하고 중구 영종국제도시를 영종구로 분구하는 한편 2026년 인구 70만이 예상되는 서구를 서구와 검단구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인천 전체를 봐도 인천이 광역시로 출범한 1995년 235만명이던 주민등록인구가 올해 9월 말 기준 약 299만명으로 64만명이 늘었다.
또 중구·서구는 원도심과 영종도, 검단·청라와 원도심의 생활권 분리로 주민 불편이 크고 행정 효율도 떨어져 도시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 수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행정체제 개편은 주민들의 기대도 반영된 결과다.
지난 4월 중·동·서구 주민 4,51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84.2%가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지지했다. 법적 절차인 지방의회 의견 청취에서도 중구·동구·서구의회와 인천시의회가 모두 찬성했다.
□ 국회도 취지 공감, 분위기 좋지만 돌발변수 우려도
시는 지난달 국정감사와 최근 여·야 인천시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행정체제 개편에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지금도 꾸준히 국회를 찾아으며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법안을 만드는 시점부터 김교흥 행안위원장이 참여한 만큼 행정체제 개편의 취지와 효과에 대한 이해가 높다.
김 위원장은 "행정체제 개편은 인천의 숙원사업이다. 정부입법 절차를 성실히 거쳤고 여론 수렴도 마쳤다"며 "지금으로서는 변수가 끼어들 틈이 없다. 지역 국회의원이자 행안위원장으로서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도 "국회와 협조가 원활하다. 특히 김 위원장의 도움이 크다"면서도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법률이 제정되면 2026년 7월 1일자로 서구가 서구·검단구로, 중구와 동구가 영종구·제물포구(중구 원도심+동구)로 분구된다.
시는 법률이 제정되면 준비단을 구성해 검단구·영종구·제물포구 출범에 필요한 실무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조직·인력, 법정동·행정동 조정, 사무 및 재산 인수인계, 자치법규 정비, 재정 조정방안 마련, 각종 공부·공인 정비, 정보·통신시스템 구축, 표지판 정비 등을 미리 준비할 예정이다.